"걸출한 스타들 배출한 도시
야구에 대한 자존심·욕구 커"

'바람의 아들' 이종범(49)은 과거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나와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이렇게 말했다.

"부산만 해도 그나마 괜찮았죠. 마산에서 경기하면 끝나고 기본적으로 1시간 30분은 못 나갔어요. 집에 가려면 달걀 몇 개씩 맞고 간 것 같아요."

1980~90년대 야구장 분위기는 다른 곳 역시 험악하기는 했다. 그럼에도 마산이 상대적으로 좀 더 극성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뭘까?

이재문(64) 경남야구협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곤조'라고 하나요, 타고난 기질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다르게 표현하면 근성이 강한 거죠. 제 현역 시절에도 다른 지역 선수들과 비교해 마산 선수들이 근성 면에서는 최고였어요. 마산상고가 어느 대회 8강에서 광주일고한테 졌어요. 그날 저녁 식당에서 서로 마주쳤는데, 광주일고 선수들이 슬슬 피해 가더군요. 우리가 기 싸움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았죠."

마산이 롯데 제2 연고지였지만, 우리 팀'에 대한 애착도 좀 더 끈끈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문연(58) NC다이노스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어떨 때는 마산상고 출신이 롯데 주전으로 8~9명씩 뛰고 그랬습니다. '롯데는 마산상고 없으면 안 된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마산 팬들은 그것에 대한 자부심이 당연히 컸고요."

변종민(59) 전 마산용마고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이렇게 더했다.

"이 지역은 마산상고·마산고에서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야구 도시'잖아요. 야구에 대한 자존심과 욕구가 매우 컸죠. 하지만 롯데 마산 홈 경기가 1년에 몇 번 열리지 않으면서 그 갈망을 충족하지 못한 거죠. 특히 롯데가 마산에만 오면 유독 잘 이기지 못한 측면도 더해졌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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