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열대야 적어 매출 감소
남은 삼복 기간 날씨에 촉각

폭염이 그리운 계절?! 지난해보다 덥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삼계탕집·냉면집 등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 음식점은 남은 여름 기간에 '여름다운 여름'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25일 오전 11시 50분께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삼계탕집. 관공서와 가깝고 중심가에 있어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지만 이날 가게를 찾았을 땐 빈자리가 먼저 눈에 띄었다. 주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정도 손님이 줄어들었다"며 "매년 가게를 찾는 이들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늘지 않아 5%라고 해도 큰 수치"라고 말했다.

인근 냉면집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빈자리부터 보였다. 이곳에서 21년간 일했다는 직원은 "손님이 반토막 났다. 지난해에는 줄을 설 정도였다"며 "지난해만 해도 아르바이트생이 7∼8명이었는데 올해는 손님이 없어 4∼5명만 뽑았다"고 말했다.

중심가뿐만이 아니었다. 마산합포구 주택가에 위치한 삼계탕집과 냉면집을 찾았을 때도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가게 주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지난해보다 덥지 않아 찾는 이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덥지 않다는 말은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창원지역 경우 지난 6월 1일부터 중복 전날인 이달 21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일수는 '5일'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9일'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는 7월 12일부터 21일까지 10일간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었다.

열대야 또한 마찬가지. 창원지역은 지난해 7월 20일 첫 열대야가 나타났지만 올해는 25일이 돼서야 나타났다. 잠 못 이루는 밤 삼계탕집·냉면집을 찾을 일이 없었다는 말이다.

부산지방기상청 예보과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중복 전날인 7월 21일까지 경남(창원·통영·진주·거창·합천·밀양·산청·거제·남해) 평균 낮 최고기온은 27.5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9도에 비해 낮다"며 "특히 7월 경우 21일까지 평균 낮 최고기온은 27.9도인 데 반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0.5도였다. 현재까지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덥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복 기간 중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때는 중복에서 말복 사이다. 창원지역 역시 중복인 지난 22일 낮 최고기온이 31.7도를 보였다. 이어 23일 32.5도, 24일 30.4도를 기록했다. 25일부터 27일까지는 30도 미만의 기온을 보이다 28일 31도를 기록했다.

삼계탕집·냉면집 관계자 모두 남은 여름 더위다운 더위가 오기를 바랐다. 상남동 냉면집 직원은 "냉면집 하는 입장에서는 33도, 34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열대야도 있어야 손님이 많아진다"며 "남은 기간이라도 더워서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말복까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부산지방기상청은 말복인 8월 11일까지 평년(1981∼2010년)을 웃도는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을 받아 무더운 날이 많은 가운데 8월 평균기온은 평년(24.9∼25.9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과 관계자는 "올해 여름철에는 지난해처럼 지속적이고 강한 폭염이 발생할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