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투자로 운영주체 바뀌어
강병도 설립자, 모든 권한 이양
새 이사장 신희범·총장 이성희

경남 유일의 기독교 대학인 창신대학교 운영 주체가 28년 만에 바뀐다. 부영그룹이 창신대학교(학교법인 창신대학교)에 재정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8월 1일부터 재단 이사장과 대학 총장이 교체된다.

창신대학교는 최근 수험생 감소와 대학 환경 변화로 운영에 어려움을 느껴 재정 기여를 할 기업을 물색 중이었다. 부영그룹이 재정 기여자로 동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운영진 교체 논의가 본격화됐다.

창신대학교 관계자는 "설립자인 강병도(83) 전 이사장이 고령에 최근 건강까지 좋지 않아 학교 발전을 위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안다. 재계 13위인 부영그룹이 창신대 법인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해 강 전 이사장이 조건 없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 전 이사장이 모든 기득권을 내놓는다는 것은 인사권을 비롯해 대학의 전반적인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새 운영주체 쪽에 넘겨주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신대학교는 이사장과 총장을 비롯해 이사진을 부영그룹 추천 인사로 교체한다. 신임 이사장은 신희범 대한노인회 경남연합회장이, 신임 총장에는 이성희 전 경주대학교 총장이 내정됐다. 신희범 경남연합회장이 이사장으로 내정된 것은 대한노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중근 부영 회장과의 인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부영그룹이 창신대학교에 재정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8월 1일 재단 이사장과 대학 총장이 교체된다. 사진은 창신대학교 전경.  /창신대
▲ 부영그룹이 창신대학교에 재정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8월 1일 재단 이사장과 대학 총장이 교체된다. 사진은 창신대학교 전경. /창신대

창신대학교는 지난 15일 교직원연수회에서 이 같은 변화를 알리는 설명회를 진행했다. 대학 측은 이 자리에서 교수와 직원, 기독교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창신대는 "대학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리가 있다거나 경영 위기 상황은 아니다. 강 전 이사장은 교수와 직원, 정체성을 그대로 인계하는 조건으로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정묵 총장도 이와 뜻을 같이해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학 변화를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창신대학교가 기독교 정신에 근거해 운영해왔기 때문에 이번 이사진 교체를 놓고 교계에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부영그룹도 지역에서 임대주택사업을 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어 이사장·총장 취임 이후 대대적으로 대학 변화와 미래상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했다. 창신대학교는 내달 1일 오전 11시 30분 학교 대강당에서 이사장·총장 이·취임식을 한다.

부영그룹이 대학 운영 주체로 나서는 것은 창신대가 처음이지만, 학교법인 우정학원을 설립해 전남 화순군 능주중·고등학교, 서울 강서구 덕원중·여고·예고를 운영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창신대학교는 1990년 창신전문대학으로 설립 인가를 받고 이듬해 강병도 초대학장이 취임했다. 창신대는 21년간 2·3년제 전문대학으로 운영해 오다 2012년 6월 4년제 대학으로 승격인가를 받았다. 2013년 3월 1일 4년제 일반대학 '창신대학교(University)'로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창신대·대학원에 약 2200명이 재학 중이다.

한편, '학교법인 창신대학교'와 법인이 분리되어 있는 창신중·고등학교(학교법인 창신기독학원)는 그대로 강병도·강정묵 이사장 측이 계속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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