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체험행사 없던 일로
공무출장·수학여행 자제 권고

일본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자 학생 교류 사업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지자체, 교육청, 학교별 사업이 취소되거나 보류되고 있다.

◇교육청 국제교류도 취소 = 도교육청은 내달 특수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본 지역 체험 행사를 지난 24일 취소했다. 고등학교 특수학급 재학생 20명, 인솔교사 등 30여 명이 8월 5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간 오사카, 교토 지역에서 해외인턴십, 글로벌 문화체험을 하는 행사였다.

도교육청 유아특수교육과 관계자는 "직업기능경진대회 등에서 입상한 특수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일본 취업현장, 해외 체험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행사였다.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고심 끝에 취소했다. 2학기에 다른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교육지원청 국제교류 사업 3건이 취소됐고, 다른 사업도 취소를 협의 중이라고 했다.

진주교육지원청은 내달 6일부터 9일까지 3박 4일간 일본 도요하시시와 초등학생 국제교류 활동 사업을 취소했다. 진주교육지원청은 1993년부터 도요하시시 교육위원회와 교류를 해왔다. 양측 초등학생들이 홈스테이를 하면서 문화 체험을 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진주교육지원청 앞에 2017년 설치된 평화기림상(소녀상)을 두고 교류에 어려움이 있었고, 올해도 양측이 부담을 느껴서 행사를 취소했다.

창녕교육지원청은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창녕군과 '창녕군 청소년 교류단 일본 사쓰마센다이시 방문' 사업을 앞두고 고심이 깊다. 남지중, 영산중 학생 10여 명이 일본에서 배구를 하고,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는 행사를 준비해왔다. 창녕군은 2012년부터 사쓰마센다이시와 우호도시 협정을 맺고 교류사업을 해왔다.

창녕교육지원청 측은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문화교류여서 상호 신뢰 구축도 중요한 부분이다. 군과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수학여행도 취소 = 도교육청은 올해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일본과 국제교류로 일본 방문을 계획한 학교 21곳(초등학교 5곳, 중학교 6곳, 고등학교 10곳) 중 초등학교 1곳(사천 동성초), 고등학교 1곳(경남외고)이 방문계획을 취소했다고 파악했다.

일부 학교는 일본으로 가기로 한 수학여행을 취소했고, 일부는 변경을 검토 중이다.

창원경일여고는 10월 말에 3박 4일간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가려다 목적지를 제주도로 바꿨다. 학교에서 수학여행지 답사를 하고 수학여행 계약 입찰을 준비하던 중에 한일 관계 악화로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학 여행지 변경을 요구하는 응답이 65%로 나와서 목적지를 변경했다.

창원남고는 자매결연학교인 일본, 태국, 중국으로 10월 14일부터 4박 5일간 수학여행을 준비해왔다. 1년 전부터 환경 등을 주제로 학생들이 자신이 방문할 한 나라를 정해서 발표를 준비했다.

하지만, 학교는 여론 탓에 일본 방문을 변경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창원남고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자매결연 학교에 가서 학술교류를 하면서 수학여행을 할 계획을 세웠다. 학생들은 1년 전부터 방문할 나라에 따라 주제를 정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행사를 준비해왔다. 다른 나라는 그대로 가는데, 일본만 어려운 상황이어서 난처하다.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듣고 있다. 차선책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교육청은 25일 교육활동 관련 일본 방문 시 학생안전 강화 등을 이유로 일본 공무 출장 자제, 일본 현장체험학습, 수학여행 추진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교육청 기관과 각 학교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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