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혼인건수(25만 7622건) 중 재혼 구성비는 22%(5만 6865건)로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실제 동거가정을 포함하면 재혼가정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의 경우, 재혼 구성비는 2016년 23.1%, 2017년 24.5%, 2018년 25.5%로 증가하는 추세며, 이는 다섯 가정 중 한 가정이 재혼가정임을 말해준다.

재혼은 자신뿐 아니라 자녀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일이다. 오죽하면 '결혼은 3번, 재혼은 30번 고민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재혼을 결정하는 데에는 자녀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앞으로의 재혼가족의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재혼을 경험하는 자녀들은 부모 이혼만큼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두려움, 분노, 상실감 등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새)부모 모두가 재혼가정이 초혼가족과 다름을 알고 자녀들의 심리적 충격을 완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재혼가정 대상 가족관계증진 가족캠프와 재혼가정 부모 대상 부모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다. 2개의 프로그램 모두 참가자(재혼가정)를 모집할 때 다소 난항을 겪었다. 재혼가정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우려하여 재혼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 꺼려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재혼가정은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는 다양한 가족 형태 중 하나일 뿐이지만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재혼 사실을 알리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로 참가자들의 참가소감에서도 재혼가정이라는 것이 주변에 드러날까 고민하고 꺼렸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프로그램 참여자 ㄱ 씨는 "평소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재혼가정이라는 것을 밝히고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어려웠는데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시간으로 위로받을 수 있었고, 아이들이 우리 가족도 평범한 가족임을 느낄 기회가 되어서 정말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프로그램을 통해 재혼가정이 가지는 어려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었으며, 그들이 더욱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에 희망을 느꼈다. 이에, 재혼가정이 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하여 나,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