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없이 1교대 전환 추진 웬 말이냐"
대량해고 우려 전환 거부
산은·정부에 해결 촉구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이행이 미뤄지고 있는데, 사측이 2교대 체제를 1교대 체제로 바꾸려하자 노동자들은 대량해고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생산성 하락 등을 이유로 10월부터 1교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에 '물량 변동에 따른 대처를 위해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자는 공문을 보내왔다. 사측은 생산성과 가동률, 비용경쟁력 등을 들어 노동자들에게 1교대 전환을 요구했지만 노조는 대량해고를 우려하며 응하지 않고 있다.

현재 창원공장은 하루 2교대 체제로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오후 3시 40분부터 밤 12시 20분까지 운영 중이다. 사측 요구대로 2교대 체제가 1교대로 바뀌면 나머지 한 체제 노동자가 필요없어 대량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노동자들 지적이다.

정규직뿐만 아니라 비정규직들도 인력감축을 우려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1월 고용노동부 중재 속에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63명을 우선 채용한다고 약속했지만 14명만을 복직시킨 데 그쳤다. 하청업체는 신규 채용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면서도 해고자들을 뽑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는 "해고 노동자 복직도 없는 상태서 현행 2교대에서 1교대로 바뀌면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 해고될 것이 자명하며 비정규직 해고가 우려된다"며 "한국지엠에서 1교대 전환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동반한다"고 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와 함께살자 대책위가 22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엠 창원공장 1교대 전환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와 함께살자 대책위가 22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엠 창원공장 1교대 전환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들은 한국지엠 군산·부평공장 사례를 제시했다. 군산공장에 지난 2014년 4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을 정규직노조와 합의가 이뤄진 후 2015년 7월 비정규직 1100여 명이 해고됐다. 그러다 군산공장은 2018년 2월 폐쇄됐다.

부평공장은 지난 2009년 정규직 전환 배치로 비정규직 1000여 명이 해고됐고, 부평 2공장은 지난해 1교대로 전환된 뒤 비정규직 150여 명이 직장을 잃었다.

비정규직지회는 "물량 부족 근본 원인은 지엠이 흑자를 기록하던 유럽판매법인을 철수한 데 있지 노동자 문제가 아니다"며 "경영진의 책임은 없고, 노동자들을 해고해 그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면 이는 지탄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함께살자대책위는 한국지엠에 지난해 정부로부터 8100억 원 지원을 받은 만큼 창원공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창원공장에도 CUV(크로스오버 차량) 신차 투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1교대 전환을 하지 않으면 신차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협박조로 말을 바꾸고 있다"며 "8100억 원을 지원하며 지엠과 합의했던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정부는 창원공장 1교대 전환과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함께살자대책위는 한국지엠에 △1교대 전환 중단 △노동자 고용과 생존권 보장 △정부와 경남도·창원시에 대량해고 근절 보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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