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기준 미달 처분 다수
의전차량 예산 과다 지출
시의회서 세금 낭비 지적

창원시 공용차량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시가 차량 운행일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본청과 5개 구청 공용차량을 교체할 때 타 시·군 대비 낮은 가격에 매각·폐차한 것도 모자라 코팅·선팅 등에 과다 지출을 했다는 지적이 창원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최영희(정의당·비례) 의원은 지난 19일 제8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시는 공용차량 관리를 20만㎞ 이상을 타는 시민 상식에 맞게 개선하라"면서 "싼값 매도와 폐차 관행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 공용차랑 관리 규칙은 △구입 후 7~8년 경과 △운행 거리 12만㎞ 초과 △10년 경과 시에는 ㎞ 수에 상관없이 교체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이 공용차 관리 실태를 분석한 결과 3만~9만㎞에 처분이 다반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블루온)를 5000만 원에 구입해 8년간 9만 5300㎞를 타고 10만 원에 폐차, 이중방제차는 4480만 원에 구입해 14년간 13만 4000㎞를 타고 150만 원에 폐차됐다. 광주 광산구가 CNG압착진개차(청소차량)를 10~14년간 30만㎞가량 주행하고도 1980만~3030만 원에 매각한 데 비해, 창원시 한 구청이 보유한 CNG압착진개차는 10년간 20만~29만㎞를 주행하고도 최소 500만 원, 최대 1000만 원대에 매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창원시와 각 구청 공용차량은 자체 감정평가를 거친 뒤 온라인공매시스템 온비드에 올려져 최고가에 매각된다. 최 의원은 "창원 공용차 가격만 낮게 책정되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살펴본바 창원시는 다른 시 감정가와 판매가격을 비교한 적도 없었다. 감정평가 문제인지 관리 부실인지를 명확히 따져 비싸게 구입한 공용차량이 헐값에 팔리는 세금 낭비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과 부시장, 구청장 등이 사용하는 의전차량 교체 주기도 잦았다. 2006년 구입했던 체어맨은 8년 6개월(12만 8700㎞), 2009년 구입했던 그랜저TG는 7년 11개월(13만 3800㎞), 2007년 구입한 다른 그랜저TG는 9년 3개월(14만 7300㎞) 만에 교체됐다.

5개 구청장 차량 코팅·광택·썬팅 비용도 문제다. 2016~2018년 사이 의창구청장 K7 차량에는 코팅·광택 2회 115만 원, 선팅 1회 88만 원 등 총 203만 원이 지출됐다. 성산구청장 그랜저 차량에는 코팅·광택 1회 66만 원, 선팅 1회 65만 원 등 131만 원, 마산합포구청장 K7 차량은 코팅·광택만 1회 110만 원이 각각 들었다. 한데 진해구청장 K7차량은 코팅·광택만 3회 296만 원(언더코팅 30만 원 포함), 선팅 1회 86만 원 등 총 382만 원이 들었다.

최 의원은 이 같은 시 공용 차량 관리 실태를 두고 "현 공용차량 관리규칙 16조를 바꿔 신중히 불용 결정을 해 지금보다 더 오래 타도록 해야 한다"며 "광주 광산구 '클린 광산' 등을 벤치마킹하는 등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환경공단 등에 전문 관리를 맡기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해 '특례시' 급에 맞는 공용차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공용차량 관리 과정에 법 위반 사항은 없으나 미흡한 부분은 많았다"며 "코팅 등 항목에 일부 의전차량을 깨끗하게 타려다 보니 과다하게 예산이 지출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시에서 폐차·매매한 차량이 모두 낮았던 것만은 아니"라면서 "여러 지적 사항 중 수렴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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