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문학관 '백치 동인 자료전'

창원시립마산문학관은 제43회 특별기획전으로 '마산 문단의 전설 백치 동인 자료전'을 26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백치 동인은 1950년대 마산 시내 고등학교 문예반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창립됐다. 남녀구별이 준엄한 시기, 이들은 오직 문학에 들뜬 마음으로 같이 모여 책을 읽고 토론했다. 어른들이 드나드는 카페를 빌려 시화전이나 낭독회, 문학의 밤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1950년대 한국전쟁을 전후해 마산은 전쟁 피해를 직접 보지 않았기에 당대 문학청년이 많이 모여들었다. '처녀지', '청포도', '흑상아' 같은 문학 모임이 활발했는데, 백치는 이런 환경에서 탄생한 것이다.

15명 정도인 동인 중 80%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그중 절반은 신춘문예 당선이나 문예지 추천으로 시인이 됐고, 나머지도 수필이나 소설을 썼다.

▲ 1950년대 고등학생들이 만든 백치 동인들의 20대 시절 사진. /마산문학관
▲ 1950년대 고등학생들이 만든 백치 동인들의 20대 시절 사진. /마산문학관

이제하(마산고) 시인, 박현령(마산여고) 시인을 포함해 '국화꽃 저버린 가을 뜨락에'로 시작하는 가곡 '고향의 노래'를 작사한 김재호(마산상고) 시인, 1982년 미주한국문인협회를 창립한 송상옥(마산고) 소설가 같은 이들이다.

각자 삶을 살아가기에 바빴던 이들은 모임이 만들어진 지 53년이 지난 2009년에야 동인지 <백치> 창간호를 냈다. 다시 9년이 흘러 지난해 <백치> 2집을 발간했다.

이번 전시는 마산문학관이 올해 백치 동인의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것이다. 백치 동인의 문학 자료와 저서, 사진을 포함해 50~60년대 희귀 문학 자료 등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문의 055-225-7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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