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엔트로피 측정법 개발
고성능화·안정화에 기여할 듯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전기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대형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중대형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도칠훈 박사팀은 최근 배터리의 열화학 반응을 결정하는 '엔트로피(Entropy)'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엔트로피란 온도와 배터리 전압의 변화 관계를 축약해 나타내는 지표로 정확한 엔트로피를 기반으로 적정한 열-전기-화학적 설계를 적용하면 보다 안전하고 수명이 향상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기존에는 배터리를 충·방전해 배터리의 전압과 온도의 관계로 엔트로피를 구했지만, 배터리의 표면과 내부 사이에 온도 차이가 발생해 측정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 배터리 엔트로피 측정기술을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 도칠훈 박사.  /전기연구원
▲ 배터리 엔트로피 측정기술을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 도칠훈 박사. /전기연구원

이를 해결하려고 연구팀은 '배터리 내·외부의 열평형'과 '시간의 연속성'에 주목했다. 우선 배터리를 적정 온도 수준으로 가열하고서, 열이 거의 빠져나가지 않도록 준단열 상태(quasi-adiabatic condition)로 만들었다. 준단열은 흔히 일상생활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하고자 스티로폼을 사용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느리지만 자연스럽게 배터리의 냉각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마다 실시간으로 전압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준단열 상태에서의 배터리는 내·외부 열평형 상태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온도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전압을 계속 측정하고 기록하게 돼 시간의 연속성도 보장할 수 있다.

도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방법을 활용하면 배터리 내·외부 열평형을 최대한 유지한 채, 측정하고 싶은 온도의 전 구간에서 정확한 엔트로피를 측정할 수 있다"면서 "배터리 개발 단계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열화학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중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ESS, 전기자동차의 고성능화 및 안정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지난 6월 전기화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일렉트로키미카 악타(Electrochimica Act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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