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들의 자격증 도전
안정적 직업 갖는 꿈 이루기를

아침 8시 40분 창원대학교 강의실 문이 열리며 중국·베트남·러시아·태국에서 온 결혼이민자분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는다. 6시 시외버스를 타고 사천에서 오셨다는 분, 아이들 겨우 깨워 학교 보내기 전에 아침만 차려놓고 7시에 버스를 타고 오셨다는 분, 밤샘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자마자 김해에서 오셨다는 분, 남해에서 일주일 동안 먹을 국이랑 반찬 준비해 놓고 창원 숙소에서 지내는 분 등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28명의 결혼이주여성분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한자리에 모였다.

첫 시간은 결혼이민자들이 제일 힘들어하고, 배점이 많은 관광 국사 시간이다. "오늘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전체적인 시대 흐름에 관해서 설명해 보려고 해요. 한국 역사를 공부해 본 적이 있나요?" "오래전에 송일국 씨가 연기했던 <주몽>이라는 드라마 보신 분 있나요?" 몇 분은 주몽 드라마를 봤다며, 아는 체를 한다. 그러자 이야기 할머니의 전래동화처럼 강사님의 재미있는 주몽 신화 이야기가 시작된다. "억지로 외우기보다는 이해를 해야 해요. 아시겠지요?" 절반 이상은 무슨 말인지 아직은 이해가 잘 안 된다는 얼굴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아~ 아~ 아이들 동화책 읽어 준 적 있다며 그 사람이 주몽이었냐며 알겠다는 표정으로 변한다….

쉬는 시간, 작년에 합격한 결혼이민자 선배 멘토가 조선 시대 왕 이름을 쉽게 외우는 방법이라든지, 인터넷 강의 중에 어느 선생님 강의가 좋고, 이해가 안 되면 아이들 역사 만화책도 읽어보라며 경험에서 우러난 다양한 공부 비법을 알려준다. 작년에 이어 2번째로 수업에 참여하는 이주여성은 이제야 강사님이 설명하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며, 지금처럼 공부했다면 서울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다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규 수업 진행하고, 조는 사람 한 명 없이 저녁 식사 시간도 아깝다며, 간단하게 식사를 때우고는 저녁 8시까지 강행군이다.

결혼이민자들이 도전하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나라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안내하고, 입국에서 출국까지 관광객들의 관광일정에 관한 제반 편의와 도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활동할 수 있다. 결혼이민자의 강점인 이중 언어 구사 능력을 활용하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면 주로 여행사에 취업하게 되며, 창업도 가능하다. 그 외에 항공사, 호텔 및 개인 프리랜서로도 활동할 수 있어,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과정은 6월 27일 산청군에서 시행한 팸투어를 시작으로 7월엔 필기 대비 교육, 10월에는 면접 대비 교육과 팸투어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문화가정이 지역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결혼이민자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혼이민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자리가 절실하며 그중 하나가 관광통역안내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올해 교육참여자는 처음 도전하는 분들이 많아 합격이 쉽지는 않겠지만 자격증 취득에 대한 의지가 강해 꾸준히 준비한다면 모두 자격증을 취득하여 관광통역사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많은 결혼이민자가 개인의 역량을 계발하여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하며… 꿈을 향한 도전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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