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는 일년 내내…방학은 눈 깜짝할 새
평균 2주…"쉰 것 같지도 않아"
취미활동·자기계발 시간 부족

기말고사가 끝났다. 7월이면 대부분의 학교가 모의고사, 성취도평가, 내신 기말 시험등 많은 시험들이 끝난다. 이맘때면 학교 전체가 설렌다. 학생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학생들 사이에선 '방학이 사라졌다'는 불만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방학의 사전적 의미는 학교에서 일정 기간 동안 학생의 건전한 발달을 위한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수업을 쉬는 기간을 말한다.

방학은 학생들에게 반복적인 일상과 무거운 학업의 부담 속에서 작은 쉼표가 되어준다. 또한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일상에서 접어 뒀던 자신의 취미활동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방학기간 동안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즐기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방학의 역할은 중요하다. 방학동안 학생들은 다음 학기를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내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의 입시제도를 생각해 보면 자신의 실력을 보충하고 소위 역전을 위한 기회로 또 다른 의미로 방학을 여기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몇몇 학교에선 이런 방학이 비정상적으로 짧아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학사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진주시 S여고와 J남고는 2학기 개학일이 8월 6일, J고등학교는 8월 8일로 여름방학이 고작 2주 정도에 불과하다. 방학이란 이름을 붙이기가 민망한 수준이다. 방학 기간이 짧기 때문에 방학 때마다 있었던 방학특강마저 진행하지 않는 학교도 적지 않다.

짧은 방학기간은 방학이 갖는 근본적인 필요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휴식하고 즐길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무더운 여름 폭염이 길어지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속에서 학생들이 정상적인 공부와 수업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짧은 방학에 J고등학교 J군은 "방학이 너무 짧으니까 친구들과 어딜 놀러가는 약속을 잡기도 힘들다. 솔직히 학원도 다녀야 하고 가족 휴가를 한 번 다녀오면 방학이 다 끝난 거 아니냐. 이럴 거면 왜 여름방학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물론 교육부나 학교 측은 연간 채워야 할 수업일수도 있고 학사 일정상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교육적 차원에서도 방학은 필요하고 여름이 길어지고 무더위가 심화되는 날씨도 여름방학이 사라지는 것을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적절한 방학 기간이 학생들에게 휴식과 학업의 능률뿐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의 의미 있는 시간을 보장할 수 있다. 지금의 방학인 듯 방학 아닌 방학 같은 여름은 학생들의 원성만큼이나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전체적인 수업일수나 학사일정 조정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여름방학을 부여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공부한다고 지친 학생에게도, 그런 학생들을 가르치고 살피는 선생님에게도 쉬는 시간은 꼭 필요하니 말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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