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형태·운영방식 가닥잡아
도민 선호도 뮤지컬 최고지만
배우 등 지역인프라 적어 제외
도, 간담회 등 다시 의견수렴

지역민과 예술인의 숙원사업인 경남도립예술단 창단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경남도는 도립예술단 설립 타당성 조사연구와 예술단체 간담회 등을 거쳐 설립형태와 운영방식은 정했고, 마지막 '장르 선정'만 남겨두고 있다. 도는 지역민과 예술인에게 가장 필요로 한 장르가 무엇인지, 또 지역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장르는 무엇인지 이달 중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도민 선호 장르는 뮤지컬 =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시·도립 예술단이 없는 곳은 경남·세종·충남뿐이다. 이에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20년 전부터 경남도립예술단 창단 목소리를 냈다. 김태호·김두관·홍준표 등 역대 도지사들의 단골 공약이기도 했다. 이번에 도립예술단 창단 재논의가 시작된 것도 김경수 지사의 공약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해 경남발전연구원에 경남도립예술단 설립 타당성 조사연구를 의뢰했다. 1차 도민 1014명·전문가 52명, 2차 도민 5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도립예술단 설립에 관해 찬성 의견이 높았다. 선호하는 장르는 뮤지컬이 1위(23.2%)였다. 그다음은 연극(20.7%), 양악(17.2%), 국악(15.1%) 순으로 나타났다. 설립형태는 1개 분야 상시운영보다는 2~3개 분야 프로젝트 형태 운영(64.6%)을 선호했다. 프로젝트는 예술감독 등을 제외하고 공연을 할 때마다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뽑는 비상시적 형태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반면 성과주의, 고용불안 가능성이 있다.

운영은 재단법인 설립, 재단법인 위탁보다는 경남도가 직영하는 형태다.

◇극단이냐 교향악단이냐 = 도는 이후 뮤지컬단 설립과 관련해 타 시도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연극, 뮤지컬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내부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컬 배우나 스태프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서울이나 타 지역 배우가 무대에 설 가능성이 컸다. 지역 예술인이 배제될 가능성이 커 도지사 공약 취지인 '지역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에도 맞지 않았다.

도는 다시 간담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하기로 했다. 경남예총·민예총 대표단 간담회와 도내 장르 총괄 예술단체 간담회, 도정자문위원회 문화복지분과 자문,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간담회 개최 결과, 뮤지컬보다는 연극과 오케스트라가 경쟁력 있다는 의견으로 좁혀졌다. 자체적으로 1순위 경남도립극단, 2순위 경남도립교향악단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지난 5일 열린 도 문화예술협치위원회에서 이견이 나왔다. 1, 2순위로 정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협치 위원이자 경남음악협회 회장인 최천희 씨는 "전국 예술가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과 인프라 구축, 그리고 도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장르가 선정되어야 한다"며 "도가 제시한 장르 간 예산 비교와 장단점은 비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날 열린 협치위원회에서는 기존안(1순위 도립극단, 2순위 도립교향악단)을 1, 2순위 구분 없이 추천하기로 한다고 수정했다.

한편 경남음악협회는 17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도립예술단 장르 선정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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