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초교 인근 설치 계획
학부모회, 위치 이전 요구
반대 서명·재검토 진정도

창원시립여성청소년전용쉼터 건립을 둘러싸고 마찰이 일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해 8월 여성청소년전용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쉼터는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상담·치료를 제공하고, 학력 향상과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연계체계를 마련해 자립과 가정·사회 복귀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시설이다.

창원시립여성청소년전용쉼터는 오는 2020년까지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연면적 420.07㎡ 규모로 들어설 계획이다. 창원시는 설계가 끝나면 9월 착공할 예정이다.

앞서 시민단체 청소년쉼터설치촉구위원회는 창원시에 쉼터 건립을 제안했었다. '청소년 밥차' 봉사활동을 하는 위원회는 합성동 일대에 '가정 밖 청소년'이 많다는 점을 들어 쉼터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합성동에 여성청소년전용쉼터가 들어서면 9세부터 24세까지 3개월간 이용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기한을 2회 연장할 수 있다. 쉼터는 의식주를 비롯해 의료·법률 등 전문 상담, 학업·직업훈련과 문화활동도 지원한다.

▲ 합성초교와 100m 거리에 있는 창원시립여성청소년전용쉼터 예정지.  /류민기 기자
▲ 합성초교와 100m 거리에 있는 창원시립여성청소년전용쉼터 예정지. /류민기 기자

문제는 쉼터 예정지에서 100m거리에 있는 합성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일부 주민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일 주민설명회에 합성초교 학부모와 주민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은경 청소년쉼터설치촉구위원회 대표가 쉼터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창원시단기청소년쉼터 소장이 남성 쉼터 운영 상황을 안내했다.

이날 설명회 참석자들은 쉼터 건립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으나 초등학교 주변에 쉼터가 들어서는 데 문제를 제기하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반대 서명과 진정서도 준비하고 있다. 학부모 대표들은 '창원시립 단기가출청소년쉼터(여자)건립 위치 변경 및 타당성 재검토 요청' 진정서를 창원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학부모들은 진정서에서 "합성1동은 철도가 횡으로 지나고 있어 청소년들이 많이 다니는 합성2동과는 단절돼 있다"며 "쉼터 건립 예정지는 도로변이기는 하나 합성초교와 인접한 조용한 주택가이기에 어둡고 외진 곳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합성초교 학생들의 등하굣길, 중·고등학생들의 늦은 밤 학원을 오가는 길목에 쉼터 위치를 선정한 것은 합성1동에 거주하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발적 배려가 아닌 강요에 의한 희생으로 가출청소년들을 향한 반감을 조성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쉼터에 입소하게 될 가출청소년 10명과 현재 합성초교 재학생 381명 및 학부모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건립 위치를 변경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쉼터를 추진해온 단체도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은경 청소년쉼터설치촉구위원회 대표는 "주민설명회가 끝난 후 학부모회장에게 그간 활동해온 사항과 쉼터 필요성을 전달하고자 했지만 학부모회에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경남에는 청소년쉼터 5곳이 있다. 일시(~1주일) 쉼터인 경남도일시청소년쉼터(남녀), 단기(~3개월) 쉼터인 창원시단기청소년쉼터(남자)와 김해시단기청소년쉼터(여자), 중장기(~3년) 쉼터인 경남도중장기청소년쉼터(남자)와 경남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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