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부터 화장품·주류까지 확산
토종 SPA브랜드는 반사이익

일본의 수출 규제 반작용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기업 리스트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여론은 실제 일부 품목에서 매출 감소로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 매장을 찾는 일반 소비자들 발길이 줄어드는가 하면, 점차 대상 품목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일본 제품 인기 '뚝' =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일본 불매운동 브랜드로 '유니클로'가 꼽힌다. 이 탓에 국내 의류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유니클로 인기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15일 오후 창원지역 한 매장은 고객들로 붐비던 기존 풍경과 다르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주말 창원지역 백화점에 있는 매장 역시 손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세일 기간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평소 유니클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26·창원 대방동) 씨는 "일본 불매 제품 대상에 유니클로가 포함된 걸 알고 있지만, 현재 할인판매한다고 해서 필요한 티셔츠를 사러 왔다. 옷을 사면서도 사실 마음이 좀 무거웠다"면서 "세일기간이었으면 사람들로 붐볐을 텐데 일본산 불매운동 영향인지 평소와 다르게 조용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창원지역 백화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전 매장의 지난 5~11일 사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0~40% 감소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 또한 불매운동 타격을 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시세이도 매장은 이달 들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2% 줄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시세이도 매장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떨어졌다.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3%나 하락했다.

시세이도 매장 직원은 "고객 중 일부는 일본 제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제품 상담하면서 이 시기에 사도 되느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 스포츠 의류 '데상트'도 대표 불매 제품으로 떠올랐다. 창원지역 백화점에 입점한 전 매장의 최근 매출이 20% 가까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패션, 화장품 등 불매운동이 일본과 관련한 제품 전반으로 확산하는 조짐이다. 특히 일본 대표 브랜드로 인식되는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 15일 오후 세일 알림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한 창원지역 한 유니클로 매장.  /문정민 기자
▲ 15일 오후 세일 알림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한 창원지역 한 유니클로 매장. /문정민 기자

◇토종 SPA 브랜드 뜨나 =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의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면서 국내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가 대체재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리멤버 프로젝트'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티셔츠를 기획·제작한 데 이어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출시했다. 총 5종 티셔츠를 1945·윤동주·김구 등 대한민국 독립과 관련된 숫자와 인물을 내세워 디자인했다.

이랜드월드의 SPA브랜드 '스파오'는 최근 토종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와 컬래버레이션한 반팔 티셔츠와 에코백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SPA시장은 '유니클로' 독주체제였다. 이번 불매운동 영향으로 '유니클로'와 '국내 SPA 브랜드' 간 매출 격차가 좁혀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온라인에서 '유니클로' 소비를 자제하고 '탑텐' 등 대체 브랜드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반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실제 롯데백화점 창원점에 입점한 탑텐 매장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4.8% 늘었다.

탑텐 직원은 "유니클로 불매운동으로 떠오른 국내 브랜드라고 소개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정판으로 선보인 광복절 티셔츠가 사이즈별로 다 나가고 현재 재고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일본 제품 판매 매장 직원들이 불매운동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며 "매출액 변화와 사회적인 분위기 등 추이를 계속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