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伏)날을 복(福)날로. 인간과 동물 등 모든 생명의 행복과 가치 있는 존립에 다 함께 손잡고 가자."

동물보호입양협회 경남 길천사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무더운 여름철을 복날이라는 이유로 행해지는 식용견 살육을 지양하자며 이 같이 호소했다.

이들은 개 식용 문화를 두고 "부산 구포 개시장 폐쇄, 성남 태평동 도살장 철거 등 최근 관련 산업 거점이 사라지는 중이지만 아직도 여름만 되면 악습이 되살아난다"며 "복날에 더위를 이긴다는 이벤트는 어느덧 생명 말살의 공포에 신음하는 아우성으로 가득하고, 식용을 목적으로 한 개 사육과 처분은 선조들 지혜와 달리 야만의 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짚었다. 이어 "G20에 해당하는 글로벌 선진국 중 하나이지만 우리나라만큼 대규모 동물 살육을 자행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최근 일본의 상업적 고래잡이 재개는 비난하면서도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은 애써 외면하려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삶에 스며든 복날의 지혜를 존중하고 무작정 개를 먹는 시민을 비난하자는 건 아니라는 태도다.

동물보호입양협회 경남 길천사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무더운 여름철을 복날이라는 이유로 행해지는 식용견 살육을 지양하자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두천 기자

 

다만 "무분별한 살상과 식용으로 파괴되는 생태계, 지나친 공장식 사육으로 말미암은 먹을거리 안전 문제를 걱정해야 한다는 게 우리 주장"이라면서 "지금은 딱히 먹을 게 없고 이렇다 할 대안이 없어 개고기를 섭취하던 때와 달리 더위를 달래고 건강을 챙길 현명한 대체 식품이 많은 만큼 이제 잔인하고도 명분 없는 생명의 희생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에 "우리는 후대에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자애주의로 건강한 자연을 물려줘야 한다"며 "일부 사람들의 이기주의적인 영리 추구에 따른 생명권 박탈과 건강권 위협이 근절되도록 시민 여러분도 함께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동물보호입양협회 경남 길천사는 지난달 8일 설립됐다. 2009년 온라인 카페로 시작해 현재 2만 2000여 회원이 가입돼 있다. 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유기동물 보호 등 자발적인 봉사 활동을 펼치다 오프라인 영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힐 필요성을 느껴 단체 창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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