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자격으로 대회 참가
체육센터서 새벽운동 즐겨
"다양한 사람 만나는 게 장점"

13일 오전 마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경남도민일보배 경남오픈탁구대회' 개회식.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한데 낯설었다. 단상에 올라 앉아 내빈 소개를 받는데 복장은 헐렁한 반바지에 라운드T셔츠 차림. 누가 봐도 격식 차리는 개회식 내빈으로 초청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김태웅(58) 창원시의원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진해구 이동·자은·덕산·풍호 지역구에서 3선째를 기록 중이다.

개회식을 마치고 그를 만나 사연을 들어봤더니, 세상에 탁구 인생 30년이 넘었단다. 이번 대회에도 선수로 참여했다고.

"1984년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하면서 직장 선배들과 동호회 활동으로 탁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사회인 탁구 동호회에는 들지 않았지만 공단에 탁구장이 있어 운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지금은 진해구에 있는 국민체육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다. 그게 벌써 15년째다.

▲ '제2회 경남도민일보배 경남오픈탁구대회'에 참가한 김태웅 시의원이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 '제2회 경남도민일보배 경남오픈탁구대회'에 참가한 김태웅 시의원이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의정활동을 하다보니 낮이나 밤에는 시간 내기가 어렵다. 주로 새벽에 나가 운동하는데 센터가 오전 6시에 문을 열어 그때 나가 8시까지 운동한다."

그는 현재 경남탁구협회가 공인하는 5부다. 남자는 1~7부까지 있는데 1부가 가장 잘하는 선수다. 하지만 4~5부면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고수'로 불린다. 동호회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탁구 좀 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탁구장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잘 치는 사람이 못치는 사람을 상대로 이른바 '잡아준다'는 개념으로 상대를 해주는 것이다. 하수가 기술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고수는 공격은 하지 않고 하수가 기술을 잘 쓸 수 있게 수비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고수는 사실 운동이 안된다. 단지 자신이 겪었던 하수 시절을 생각해 봉사하는 셈이다.

국민체육센터에 새벽에 나오는 사람은 대부분 김 의원보다는 하수다. 김 의원이 이들을 '잡아준다'. 물론 몇몇 고수도 있는데, 이들은 김 의원을 '잡아준다'.

초등학교 때는 축구선수로도 활약했고, 이후 조기축구회에도 가입해 운동을 이어갔지만 나이 들면서 부상 걱정 때문에 탁구로 갈아탔다는 그에게 탁구의 장점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탁구는 무엇보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운동이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고 집중력도 생긴다. 무엇보다 나는 정치인이기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의 아내도 함께 탁구를 즐길 때도 있었다. 6개월 정도 함께 했는데 지금은 접었다. 이후에도 가끔 대회 같은 데 동행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의 운동을 이해해주는 계기가 됐다고.

그에게 꿈에 대해 물었다.

"같은 당 김해 을 김정호 국회의원이 탁구를 굉장히 잘 친다고 한다. 청와대 행정관 시절부터 탁구광으로 알려졌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대결해보고 싶다. 다른 하나는 70대가 돼서도 후배들과 함께 이런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꿈에 대해 추가질문했다.

"꿈은 하고 싶어한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더라. 지금 시의원 생활에 충실하고 주민들께 겸손하고 성실한 시의원으로 각인될 수 있게 현재에 충실히 하려고 한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집중해 순리대로 하다보면 길이 열릴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지만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군 입대 때부터 지금까지, 결혼하고 잠시를 제외하면 꾸준히 체중 59㎏을 유지하고 있다는데, 아무래도 꾸준한 운동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짐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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