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판매량 급감 가시화
대형마트 매출 감소도 뚜렷
대체재 다양해 쉽게 등 돌려

경남 도내 편의점과 대형유통매장의 일본 맥주 매출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급감했다. 최근 4일 동안 일본 맥주를 단 한 캔도 팔지 못했다는 편의점까지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추세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철회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최근 4일간 한 캔도 팔리지 않아" = 일부 편의점에서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일본맥주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 진해구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진모(26) 씨는 "아사히, 기린 등 일본 맥주만 사가는 단골손님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다른 수입 맥주나 국산 맥주를 다 사갔다"며 "기존 제품이 다 나가야 신규 발주를 넣는데 재고가 쌓일 정도"라고 말했다.

인근 다른 편의점 직원도 "오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 근무를 하는데 최근 4일 동안 그 시간에 일본 맥주를 사간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일본 맥주를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산회원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49) 씨는 "평소 일본 맥주는 사람들이 거의 매일 조금씩 사간다. 아사히는 그중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캔맥주다. 그런데 최근 4일간 아사히가 단 한 캔도 안 팔렸다. 매출이 0%다. 대신 카스 등 국산 맥주 매출이 늘어났다"며 "아사히는 맥주 4캔에 1만 원으로 국산 맥주보다 가격이 싸다. 그럼에도, 구매를 안 한다는 것은 이번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우리 소비자들 의식에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산 담배 매출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뫼비우스 등 일본 담배 매출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담배는 개인의 입맛인데 담배 끊는 게 쉽지 않듯 이를 바꾸기도 쉽지 않다. 일본 담배만 피우는 고정 손님이 늘 찾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효과가 주류시장에서 가시화한 것을 두고, 상대적으로 '대체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시장은 여러 가지 브랜드를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일본 맥주 대신 국산 혹은 다른 외산 제품을 얼마든지 택해서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창원지역 한 편의점 직원이 일본 맥주를 집어 들며 최근 4일간 일본 맥주가 한 캔도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 창원지역 한 편의점 직원이 일본 맥주를 집어 들며 최근 4일간 일본 맥주가 한 캔도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대형마트도 일본 맥주 매출 '뚝' =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발표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경남지역 일본 맥주 매출이 2주 전 같은 기간 대비 13% 하락했다.

수입 맥주 매출은 2주 전 같은 기간 대비 1%, 국산 맥주 매출은 4%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롯데마트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전 점포로 보면 일본 맥주 매출 하락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롯데마트의 일본 맥주 매출은 2주 전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산 맥주 매출은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소비자들이 일본 맥주 대신 국산맥주로 갈아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아직 일본 맥주 매출이 확연히 떨어진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본산 맥주 판매가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일본뿐 아니라 수입 맥주 전체 매출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국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계속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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