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미적미적
견해 밝히겠다던 상반기도 다 지나가고

"무조건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는 진주시의회 생중계에 대한 기자 질문에 대한 조현신 시의회 운영위원장의 대답이다. 이어 조 위원장은 "시민단체 요구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회 스스로 생중계를 결정할 겁니다"라고 했다. 그의 장담이 현실화된다면 시민단체 등에서 1년 이상 요구한 의회 생중계가 성사될 전망이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그래서 '글쎄, 지켜봐야지'라는 반응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9월 시민단체가 의회활동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 도입을 제안하고 나서 시의회는 올해 상반기 회의규칙 변경을 시작해 늦어도 2020년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나 의정모니터단 간담회 등에서 생중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차원에서 생중계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의회 생중계를 하는 다른 지방의회 견학도 했다.

시의회는 지난 3월 의원 전체 간담회에서 생중계 여부를 무기명 비밀투표 안건으로 표결에 부쳤고, 찬성 9명·반대 11명으로 부결됐다. 당시 반대파들은 '시기상조다, 예산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 부담스럽다'는 등 이유를 들었다. 찬성 의원들은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몰랐다. 당연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비밀투표에 반대하지 않았다"라는 말을 하면서 결과에 의아해하기도 했다.

주춤하던 생중계 논의는 최근 진주의정모니터단을 중심으로 의회 복도 등에서 피켓 시위를 하면서 재개되고 있다. 모니터단 회원들은 '의회 생중계 무산, 모든 시의원은 입장을 밝혀라'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서 의원 각자의 의견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모니터단은 "의회 생중계라는 사안을 두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했다는 것 자체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면서 "대의정치의 기본을 망각한 의회의 무기명 투표도 문제였지만, 의회 생중계를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의원들이 소속 정당을 떠나 11명이나 있었다는 것 또한 충격적이었다"라고 지적했다. 11명이라면 자유한국당 의원 외 다른 당 의원도 반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은 시기상조라는 데도 동의하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경남 도내 군 단위 지자체에서 의회 생중계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의회는 민의의 전당이고, 의원들은 시민의 대의기관인데 진주시 의정과 의원들의 활동이 공개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라는 원론적인 주장을 폈다.

조 위원장은 올 상반기 중에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견해를 밝힌다고 했고, 예산도 편성되도록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상반기는 넘어가고 말았다. 더욱이 의회의 양대 축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서 이에 대한 당론이나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복잡한 문제니까 운영위원장에게 맡겨두고 의원들은 불구경만 하는 꼴이다. 이번에는 조 위원장의 말대로 의회 생중계가 성사될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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