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인다며 한적한 곳 물색
온라인 모임서 장소정보 공유도
일부 지자체는 전용주차장 조성

캠핑 문화 확산으로 급증한 캠핑차량을 무료 공영주차장에 장기주차하는 문제점에 대해 차주들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감마을 공영주차장에 캠핑카 12대, 의창구 두대동 창원스포츠파크 내 주차장과 진해구 경화동 진해루 인근 주차장에 각각 1대가 세워져 있었다. 캠핑차량을 무료 공영주차장에 장기주차하면 차지한 자리만큼 다른 차량은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캠핑카 '개인 주차장'으로 공영주차장을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캠핑카 차주들도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아파트에 사는 차주는 주차면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차량을 세워놓으면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신감마을 공영주차장에 캠핑카를 주차한 ㄱ(48) 씨는 "제 차의 경우 SUV 사이즈여서 아파트 주차장에도 주차할 수 있다. 하지만 생업에 필요한 차도 아닌데 월 주차요금을 냈다고 해서 주차장에 세워놓으면 이웃들이 불편한 건 뻔할 뻔자다"며 "나 편하자고 하면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놓으면 되지만 한적한 곳에 대놓는 게 이웃 주민들에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공영주차장에 세워놓았다"고 말했다. ㄴ(41) 씨는 캠핑차량이 커서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놓을 수 없어 신감마을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뒀다고 했다. 이들은 승합차량으로 등록해 세금을 내고 있으니 무료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도 밝혔다.

▲ 창원시 한 공영주차장에 캠핑차량들을 대놓은 모습. /류민기 기자
▲ 창원시 한 공영주차장에 캠핑차량들을 대놓은 모습. /류민기 기자

최근 급증한 캠핑차량 주차 문제는 전국에서 생기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캠핑카 및 캠핑트레일러 등록현황에 따르면 2018년 12월 31일 기준 제작된 캠핑용 자동차는 2021대, 제작된 캠핑용 트레일러는 1만 1925대다. 튜닝된 자동차는 2646대이다. 5년 전인 2013년에는 캠핑용 자동차 704대, 캠핑용 트레일러 2202대였다.

캠핑 이용자들의 온라인 모임 '달구지 캠핑'에도 이와 관련한 고민들이 올라와 있다. 회원들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을 이야기하며 주차공간 정보를 공유했다.

이런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캠핑차량 전용 주차장을 만든 곳도 있다. 인천시 남동구는 자치단체 최초로 공영주차장을 캐러밴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이용객이 없어 연수익이 수십만 원에 불과했던 2급지 주차장을 캠핑차량 주차장으로 바꿔 연수익 5500만 원을 기대하게 됐다. 부천시도 주차구획선 재정비 등을 통해 캠핑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복합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ㄱ·ㄴ 씨는 "창원시도 캠핑차량 전용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용 주차장이 만들어지면 캠핑 이용자들은 돈을 지불해서라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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