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모 선정돼 조성
활용 못해 사실상 방치
예산 낭비 논란 또 반복

양산 통도MTB파크가 개장 5년 만에 사실상 문을 닫으면서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대규모 체육시설 조성 사업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14년 준공한 통도MTB파크는 13억 원을 들여 동남권 최초 산악레포츠 공원으로 조성, MTB 경기코스와 체험코스·자전거 교육장·테마길 등 다양한 산악스포츠 체험시설을 갖췄다. 양산시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레저스포츠시설 기반구축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국민체육진흥기금 4억 원을 지원받아 마련한 통도MTB파크는 개장 이후 해마다 시장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를 열었지만 지난해를 끝으로 대회마저 폐지했다. 그동안 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영남권역 산악스포츠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5년 만에 기대를 접고 캠핑장 등 다른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비단 통도MTB파크뿐만 아니라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을 투자한 체육시설이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한 채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받는 일을 반복해 대책이 요구된다.

현재 양산지역에는 실내체육관 5곳, 수영장 3곳, 야구장 4곳, 축구장 16곳, 풋살장 10곳, 족구장 22곳, 다목적구장 6곳, 테니스장 11곳, 배드민턴장 17곳, 농구장 11곳, 배구장 2곳, 궁도장 2곳, 씨름장 1곳, 암벽장 1곳, 인라인스케이트장 4곳, 파크골프장 4곳, 그라운드골프장 3곳, 게이트볼장 26곳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체육공원은 2012년 사업 추진 때부터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산막산단 조성으로 노동자와 삼성동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로 운영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전체 사업비 99억 7500만 원 가운데 보상비에만 무려 83억 700만 원을 들였다. 무엇보다 산단 끝자락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져 현재도 일부 축구 동호회가 이용할 뿐이다.

2014년 준공한 상북다목적구장은 천주교공원묘역에서 일부 터를 시에 기부하면서 사업을 시작해 25억 원을 투자했지만 역시 접근성이 떨어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전체 사업비 108억 4000만 원을 들여 또 다른 곳에 상북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악취와 해충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신도시 주민에게 생활체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37억 8500만 원을 들여 조성한 남부빗물펌프장 유수지 체육공원 역시 도심 가까운 곳에 있지만 찾는 이들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다. 국제대회를 유치하겠다며 2008년 7억 원을 들여 양산천 둔치에 조성한 인라인스케이트장은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정확한 수요 조사와 활용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동호회와 주민 민원에 이끌려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거나 '반짝인기'에 기대 종목별 시설에 즉흥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예산 낭비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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