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사 구조조정'보도에 반박 "현대중·대우조선 합병 벅차"

국내 8개 중소 조선사 간 구조조정설이 나돌았지만, 산업은행 측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이달 초 <헤럴드경제>가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중소형 조선사를 하나로 묶는 통합 지주사를 설립한 후 외부전문가에게 구조조정을 맡길 방침이라고 보도한 것이 발단이다. <헤럴드경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유암코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보유한 조선사와 조선기자재 업체 등 8곳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산업은행 등이 보유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중소형 조선사를 하나로 묶어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을 없애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산업은행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기사에서 언급한 내용을 검토한 바 없다. 상기 내용의 기사는 사실무근이니 관련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산업은행 강병호 기업구조조정 2실장은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기사는 오보다. 중소 조선소 통합 관련 논의는 진행한 바 없다. 현재 거론된 중소조선 기업의 회생방안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그 결과도 보지 않고 그런 일(통합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5대 중형조선사(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대한조선·대선조선) 경영권은 현재 모두 국책은행이 보유 중이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대한조선을 보유 중이고,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 성동조선해양을 맡고 있다. 이 밖에 유암코는 오리엔탈정공, STX엔진, 삼강S&C 등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형 조선사 통합설은 고정비, 간접비, 연구개발 비용은 줄이고 수주 영업은 함께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 또 야드에 따라 선종을 특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중국에 밀린 일본 조선사들이 2013년 통합에 나선 사례가 있고, 일본 유니버설조선과 IHI마린유나이티드가 합쳐서 일본해양연합(JMU)이 탄생했다.

그러나 여러 중소 조선사 간 통합 논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고, 노동조합의 반대 등 극심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은 양측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첫 번째 관문인 물적 분할 고비를 넘어섰지만 두 번째 관문인 현장실사가 대우조선 노조에 가로막혀 사실상 무산됐다.

8개 조선사와 조선기자재 회사가 통합으로 덩치가 커지게 되면 유치해야 할 투자금액 규모도 그만큼 커져야 한다. 따라서 그렇게 하면 오히려 국내외에서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강 실장은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합병에서 보듯 2군데 이해관계를 조율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8개 기업의 통합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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