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시행착오 겪는 주인공 모습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도 한발 앞으로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타노스에 맞선 어벤져스 군단의 거대한 연합작전으로 사라졌던 사람들은 돌아오고 아이언맨과는 영원히 이별했다.

신작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감독 존 왓츠)은 솔로무비 <스파이더맨 : 홈 커밍>(2017)의 후속작이자 <어벤져스 : 엔드게임>과 함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 3을 마무리하는 작품이다.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영화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지구를 구하고 사망한 직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아이언맨은 떠났지만 아직 그를 보내지 못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그를 추억하는 짙은 여운으로 시작하며 뭉클함을 선사한다.

먼지처럼 사라졌던 이들이 5년 만에 그때 그 모습으로 돌아오고, 5년 세월을 지구에서 지낸 이들과의 시간차. 사람들은 이 현상을 '블립'이라 부르며 그 공백을 치유하고 극복해 내고 있다.

"어디든 그가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처럼 의지했던 토니 스타크가 떠나고 피터 파커는 문득문득 힘들다. 아이언맨이 떠난 자리를 스파이더맨이 대신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뒤로한 채 '우리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은 학교생활에 충실하며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어떻게 고백할까를 고민하는 16살 소년의 삶을 충실히 사는 것으로 현재 상황을 극복해 내려 한다.

어느 날, 피터 파커는 유럽으로 학교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런 그의 앞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가 등장해 도움을 요청하고, 정체불명의 조력자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새로운 빌런 '엘리멘탈'과 맞서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여전히 성장 중인 소년

타노스의 침략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슈퍼 히어로가 사라진 현실에서 또다시 누군가가 지구를 침략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이다.

이때 지구를 위협하며 등장한 '엘리멘탈'. 멕시코에 나타난 얼굴이 있는 토네이도를 시작으로 베네치아에 등장한 물의 괴물. 공기, 물, 불, 흙이라는 자연의 4원소를 기본으로 하는 신종 '빌런'의 공격에 사람들은 다시 히어로를 기다린다.

마침 엘리멘탈에 대적해 등장한 미스테리오. 그는 마치 사람들의 걱정을 예상이나 한 듯 엘리멘탈이 출몰하는 곳에 나타나 온몸으로 방어해낸다.

이런 위기 속에 닉퓨리는 아이언맨이 남긴 물건을 스파이더맨에게 건네며 도움을 요청한다.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전편에서 "슈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넌 더더욱 그 슈트를 가질 자격이 없어"라는 아이언맨의 충고에도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펼쳐보이고 싶어 안달이 났었던 피터 파커는 아버지처럼 따랐던 토니 스타크가 없는 세상에서 그저 16살 소년의 평범한 삶으로 자꾸 들어가려 한다.

닉 퓨리의 전화를 수신거부하는 것으로 막중한 책임을 회피하던 스파이더맨은 죽음을 각오하고 엘리멘탈을 상대하는 미스테리오의 모습에 협력하기로 결심하지만 여전히 망설인다. 아이언맨에게 그랬던 것처럼 미스테리오에게 상담을 하던 그는 그만 아이언맨이 자신에게 남긴 물건(이라 쓰고 과업이라 읽는다)을 냉큼 넘겨줘 버린다.

아직 소년은 모든 것이 두렵다.

허세와 정의감만으로 세상에 뛰어들었던 피터 파커는 그렇게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머뭇거린다.

그런 그가 미스테리오의 실체를 알고 실수를 깨닫는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토니도 실수하고 늘 후회했어. 토니가 유일하게 후회하지 않은 것은 널 고른 거야."

토니 스타크의 친구 해피의 따뜻한 위로와 자신의 실수를 각성하며 소년은 한걸음 나아간다.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진실과 거짓으로 둘러싸인 혼돈의 세상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어. 그리고 지금은 무엇이든 믿을 거야."

16살 소년에게 진실과 거짓으로 둘러싸인 세상은 더욱 그를 주저하게 한다.

아직 완벽하게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지 못한 스파이더맨은 미스테리오가 만든 조작된 환영과 지금 마주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거짓의 세상에서 부딪히고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무턱대고 믿어 버리다가 끊임없이 의심하다가 다시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소년은 조금씩 자신의 능력을 깨우쳐 나가지만.

진짜와 가짜가 혼재하는 세상은 스파이더맨을 더욱 고난의 세계로 이끌 듯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등장하는 2개의 쿠키 영상은 가짜 뉴스와 복제 등 진짜와 가짜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낼 것을 예고한다.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주요 장면. /스틸컷

당연한 말이겠지만 볼거리는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가장 풍성해 졌다.

스파이더맨의 활공 액션은 더욱 빠르고 다채로워졌다. 슈트 역시 아이언맨 슈트를 능가할 만큼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선보인다. 홀로그램 증강 현실은 현란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홈타운 뉴욕을 벗어나 영국, 이탈리아, 체코 등 유럽의 명소 곳곳을 배경으로 거대한 규모의 액션을 펼쳐보이며 오락영화로써 정점을 찍는다.

영화는 도내 멀티플렉스 상영관 등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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