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 단위별 교섭·쟁의 계속
2차 총파업 가능성 남겨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첫 연대 총파업이 마무리됐다. 정부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각 단위별로 교섭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쟁의행위를 이어가며 2차 파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주노총은 10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과 관련 입장과 추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민주노총은 18일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민주일반연맹 소속 정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교육기관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3일부터 사흘 동안 총파업을 하며 △단체교섭권 보장 △상시·지속업무 예외없는 정규직 전환 △자회사 전환 중단 △공공서비스 민간위탁 직영화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용제한 법제화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 축소 등을 요구했다.

우문숙 공동파업위원회 정책국장은 "정부가 직접 나와 교섭에 임하라는 우리 요구에 전혀 답변하지 않았다.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 등도 정부 예산 문제가 걸려 있어 진전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대 규모 첫 연대파업 =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꾸려진 문체부 교섭연대는 전면 파업 이외 방식으로 쟁의행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정규직 전환율 0%대를 기록한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은 부산대병원 앞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자회사 전환을 거부해 해고된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도 정부에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각 사업소별로 농성을 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8일 학교로 복귀하고, 9일과 10일 교육부와 교섭을 진행하면서 쟁의행위를 이어간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급식·돌봄 관련 노동자 약 10만 명이 파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3일간 파업 참여 인원을 5만 2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이번 총파업은 2017년 6월 29·30일 파업보다 기간이 하루 늘었고 참가 인원도 2배 많다. 연대회의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공공운수 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등이 속해 있다.

박정호 학비노조 정책실장은 "학교 비정규직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인원이 가장 많다. 이번 총파업을 통해 교육공무직 법제화, 공정임금제 추진 등에 공감대가 확산했다. 파업 과정에서 학부모와 학생 등 응원, 후원 목소리가 커서 고마웠다. 이 문제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 비정규직 문제라는 데 공감한 것이라고 본다"며 파업 성과를 밝혔다.

▲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가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열렸다. 이날 총파업에 참가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남도교육청을 출발해 창원시청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경남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대회가 4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열렸다. 이날 총파업에 참가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남도교육청을 출발해 창원시청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공정임금제 등 교섭 재개 = 교육부는 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앞으로 진행되는 임금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교육공무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임금체계와 임금수준을 정립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연대회의는 "우리는 다시 한 번 교육당국의 성실한 교섭약속을 믿어보려 한다. 또한 우리는 촉구한다. 말로만 '성실한 교섭'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교육당국에서 9·10일 예정된 교섭에서 공정임금제 시행 대책을 제시하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정규직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11이 인천에서 열릴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육공무직원-공무원 유사업무 종사 직종 간 차별 해소를 위한 공동대응 요청'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고은섭 학비노조 교섭국장은 "이번 파업에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앞장선 의미가 컸다. 교육당국이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시그널이 있어서 믿고 교섭을 한다. 교육당국에 임금교섭안, 공정임금제 등에 대해 집중 교섭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신속한 교섭 타결을 위해 3박 4일, 5박 6일 등 집중 교섭을 촉구했다. 또, 업무 복귀 이후 교육당국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시간 끌기 식' 교섭을 이어가면 2차 총파업을 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경남도교육청은 단설유치원, 초·중·고, 특수학교 등 도내 공립학교 857곳 중 3일 288곳(34%), 4일 140곳(16%), 5일 136곳(16%)이 대체급식, 학사일정 조정 등을 해 급식이 중단된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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