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범 400명 가입, 학교 현장 혁신에 앞장
청소년 자치캠프·토론회, 교육의식 조사사업 활동도

진주교육공동체 '결'(상임대표 배경환)은 지난해 9월 설립됐다. 목적은 교육의 책임을 학교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학생·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나누자는 데 뒀다. 이들은 "교육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생각과 생각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결'이라는 이름은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 먼저 서로 연'결'하는 공동체로 결속의 의미가 있다. 하나의 '결'실, 다양한 '결'실을 만들어가는 공동체로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밖에 마음'결'이 담긴 공동체, 하나하나의 '결'이 모여 또 하나의 '결'을 이루는 공동체라는 뜻도 품고 있다.

'결'은 지난해 5월 '진주행복교육지구연구회'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승제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진주시가 행복교육지구로 지정되지 않자 민간에서 먼저 행복교육지구로 선정되게 해보자는 생각에서 연구회(행복교육지구연구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최 운영위원장은 "교사와 학부모·지역사회에서 한데 모여 강연도 듣고 답사도 가면서 (행복교육지구에 대해) 배우고, (시가) 행복교육지구가 되도록 압박을 가하는 목적도 있었다"면서 "지난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전인 5월에 170여 명이 모였으니까, 간접적인 압박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해 출범한 진주교육공동체 '결'은 행복교육지구 추진에 앞장섰다. 주요 활동가 모습. /박일호 기자 iris15@
▲ 지난해 출범한 진주교육공동체 '결'은 행복교육지구 추진에 앞장섰다. 주요 활동가 모습. /박일호 기자 iris15@

박종훈 교육감 취임 후 경남도교육청은 기초자치단체와 협약을 통해 행복교육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행복교육지구는 한 지역의 아이들을 키우는 역할과 책임을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다. 진주시는 조규일 시장이 취임하면서 도교육청과 각각 3억 원의 예산을 출자해 행복교육지구 사업 협약을 맺었다.

따라서 연구회도 '진주교육공동체 결'로 개명했다. 회원도 400명 정도로 늘었다. '결'은 출범 당시 행복교육지구(진주형 마을교육공동체) 추진과 교육 관련 상시 강연, 학생 청소년 자치 캠프, 교육의식 조사사업, 진주교육 이그나이트, 마을교육공동체 사례연구·탐방, 마을활동가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위한 사전 준비를 충실하게 했다. 실제 예산과 정책이 뒷받침됐을 때 직접 나서서 뛸 준비를 한 것이다. 강연과 원탁회의, 토론회 등을 통해 내실을 다졌다.

회원들은 행복지구 사업에 대비한 덕분에 현재 행복교육지구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행복학교는 진주에 수곡·관봉·갈전·가좌·충무공초등학교 등이 지정돼 있다. 중학교는 제일중과 문산중이 지정돼 있다. 수곡과 관봉초교 등에 소속된 교사 회원들은 수년 전부터 연수 등을 통해 행복학교를 준비했다.

특히 행복학교를 운영하는 처지에서 보면 '결'의 역할이 크다. 교사들이 이동(전보)하고 학생들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틀을 '결'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는 것이다. 즉 교사와 학생은 바뀌지만 '결'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역할을 맡음으로써 행복학교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자평하고 있다. 더욱이 행복학교 성패에서 교장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결'은 자체적으로 공모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결'의 상임대표도 진양고 교장이다. 회원들은 행복학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지난 6월에 열린 청소년 토론회 모습. /진주교육공동체 결
▲ 지난 6월에 열린 청소년 토론회 모습. /진주교육공동체 결

최 운영위원장은 "행복학교의 다른 이름은 혁신학교이다. 다른 지역은 행복학교가 하나의 트렌드로 이미 자리 잡았고, 학교 공간 재구성 등 그 이상의 것을 준비하고 시행하는 반면 경남은 늦은 편이다"라고 밝혔다.

신명진 운영위원(소문날마을학교 대표교사)은 "갈전초교 사례를 보면, 행복학교 5년 차인데 딱 봐도 애들이 즐거워 보인다. 수업도 선생님들이 고민을 많이 해서 진짜교육을 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 아이들이 변하는 것도 보인다. 학교 가기 좋아하고 행복해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을학교를 운영하는 처지에서 서로 정보 교환이 좋았다. 다른 지역에서 성공한 마을공동체의 비결을 가진 분들과 '결'을 통해 정보를 나누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 마을공동체가 뭘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 그게 결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혜정 공동대표는 "진짜 아이들이 행복해 한다. 그런 변화가 확실히 있다. 우리가 예전에 바라는 모습이다. 행복학교에 다니는 둘째 아이는 행복학교가 아닐 때 다닌 첫째 아이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진주지역의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맞춰나가는 게 '결'의 역할이다. 행복학교나 행복지구를 운영하는 분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는 역할이 '결'이 목표하는 바이고 해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한 축으로는 청소년들을 어떻게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 역할을 찾을 수 있게 고민하고, 청소년들을 은둔에서 벗어나 지역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결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6월에 열린 청소년 토론회 모습. /진주교육공동체 결
▲ 지난 6월에 열린 청소년 토론회 모습. /진주교육공동체 결

정미경 사무국장은 "행복학교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행복학교 이전에는 학부모는 치맛바람으로 대변됐지만 행복학교 이후에는 '함께하는 교육공동체'의 개념이다. 학교 안에서도 학부모들이 학교에 들어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으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그전에는 학교와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지만 행복학교에서는 서로 벽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 이미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학교냐 아니냐에 따라 지역 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행복학교가 아니니까 부모가 학교에 오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다. 공무원들의 청렴 척도가 부모가 얼마나 학교에 안 가느냐, 갈 때 빈손으로 가느냐에 초점을 두니까"라고 했다.

'결'은 행복교육지구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교육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행복한 교육을 위한 방편 중 하나가 행복교육지구이지 종착점이 아닌 만큼 새로운 사업을 찾고 있다. 학교규칙 공감 백배 토론회를 비롯해 희망제작소의 '내일 상상학교 프로젝트'의 지역파트너 사업도 하고 있다. 교육청이나 행복지구를 벗어난 청소년 관련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 운영위원장은 "결의 목표 중 하나가 지역교육 자원의 연결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교육자원이 좀 더 연결됐으면 좋겠다. 특히 청소년 자원도 연결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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