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었지·단발머리 등
익숙한 멜로디로 객석 '들썩'
보컬 조화·연주 기교에 감탄
남녀노소 향수·감수성 공유

"한동안 뜸했었지/ 웬일일까 궁금했었지/ 혹시 병이 났을까/ 너무 답답했었지/ 안절부절 했었지."

지난 3일 제5회 진주재즈콘서트가 열린 경남문화예술회관은 박수와 흥얼거림으로 가득 찼다. 관객들은 마지막 곡이 아쉬워 "앙코르, 앙코르"를 외쳤고 출연진은 그룹 사랑과 평화의 1978년 발표곡 '한동안 뜸했었지'를 재즈풍으로 편곡한 곡을 선물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공연장 1·2층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불렀고 솔로이스트가 곡 중간에 멋진 공연을 선보이면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을 비롯해 이상영 진주시의회 부의장, 박철홍·백승흥·윤갑수 의원 등 정치인 10명도 참석해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 경남도민일보와 진주시가 함께한 제5회 진주재즈콘서트가 지난 3일 오후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연주자와 보컬이 함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남도민일보와 진주시가 함께한 제5회 진주재즈콘서트가 지난 3일 오후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연주자와 보컬이 함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올해 진주재즈콘서트는 우리나라 대중가요로 꾸며졌다. 출연진은 많은 관객과 같이 호흡하기 위해 대중가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편곡과 해석을 담은 곡을 선보였다. 재즈의 옷을 입은 가요가 이렇게 아름다운 곡이었나 관객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조용필의 '단발머리'가 울려퍼졌다. 피아니스트 이선지·베이시스트 이준삼·드러머 신승규와 바이올리니스트 윤종수·이산호, 첼리스트 안지은, 색소포니스트 남유선·이용석, 트럼피터 홍태훈·트롬보니스트 서울이 함께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가 울려 퍼지고 이후 연주자 개인의 색깔이 담긴 연주가 귀를 기분 좋게 간지럽게 했다.

이후 피아노 트리오(이선지·이준삼·신승규)가 선보인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은 색달랐다. 원곡과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곡으로 베이스 연주가 돋보였다.

보컬리스트 조정희·도승은·이지민이 선보인 무대는 신이 내린 최고의 악기는 '보컬'이라는 말을 증명했다. 특히 세 사람이 함께 부른 신중현 곡 '님은 먼 곳에', '커피 한잔'은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각기 다른 음역대와 목소리가 이렇게 조화로울 수 있구나 느끼는 무대였다.

▲ 관악의 풍성함이 느껴지는 박진감 넘치는 무대도 이어졌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관악의 풍성함이 느껴지는 박진감 넘치는 무대도 이어졌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관악의 풍성함이 느껴지는 박진감 넘치는 무대도 이어졌다.

함중아가 70년대 후반 발표한 '내게도 사랑이'에서 솔로이스트들의 화려한 기교가 관객을 '심쿵'하게 했다.

특히 1990년 발표된 빛과 소금의 '샴푸의 요정'은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색소포니스트 남유선·트롬보니스트 서울·색소포니스트 이용석·트럼피터 홍태훈이 곡 중간에 자신만의 연주를 선보일 때 박수가 이어졌다. 홍태훈은 이날 관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토해내듯 멋진 연주를 선보였다.

이날 부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신종화(72) 씨는 5년 동안 빠짐없이 진주재즈콘서트를 보러 온 음악 마니아다. 신 씨는 "제가 트럼펫을 전공했고 색소폰도 즐겨 불 정도로 재즈를 좋아하지만 진주에서는 재즈를 즐길 기회가 잘 없다"며 "올해는 특히 대중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대중가요를 재즈풍으로 편곡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경남예술고 학생들에게는 좋은 경험을 선사했다. 정수인(18)·김현영(16) 등 네 명은 보컬과 피아노, 베이스기타를 전공하는 학생들. 선생님의 권유로 재즈콘서트를 찾았다. 이들은 "평소 관악기 연주를 들을 기회가 없는데 오늘 관악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특히 트럼펫 솔로의 테크닉과 멜로디가 인상깊었다"며 "재즈풍 가요가 옛날 곡이다 보니 같이 따라부를 수는 없었지만 옛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이 팬 사인회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이 팬 사인회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재작년 조카들 교육 때문에 공연장을 찾은 김현진(42) 씨는 이후 자기가 되레 재즈 마니아가 됐다. 김 씨는 "친구와 같이 왔는데 친구가 재즈를 잘 몰라서 걱정을 하더라. 어렵지는 않을까하고. 그런데 대중가요를 재즈풍으로 바꾼 오늘 공연을 보고 친구도 좋아했다"며 "아무래도 귀에 익숙한 노래다 보니 좋아했던 거 같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재즈콘서트는 진주시가 후원하고 우람종합건설㈜, 한국남동발전, 경남대학교, 경상남도마산의료원이 협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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