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부진에 FA컵 4강행 좌절
과다영입 선수단 정리 불가피
네게바·머치 계약해지 고려도
중앙수비수·포워드 영입 필요

경남FC가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FA컵 8강전에서 사실상 4부리그인 화성FC에 덜미를 잡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핑곗거리는 많다. 전북현대나 울산현대, FC서울 등 리그를 주도하는 클럽들은 8강에도 들지 못했는데 시도민구단인 경남이 8강까지 간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자위할 수도 있다.

경남으로서는 지금 상황은 최악이다. 주요 선수 부상에 구단 프런트고 코칭스태프고 선수단이고 최악이다.

지난 1일 경남은 김종부 감독 지시로 파워러닝 훈련을 했다. 지그재그로 스프린팅하는 훈련이다. 축구 선수라면 갖춰야 할 능력이고 근육이다. 필요한 훈련이지만 그런 훈련할 시점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경남은 지난달 29일 수원 원정에서 리그 첫 클린시트를 기록했지만, 3일 만에 파워러닝을 했다는 거다. 이틀 뒤 FA컵 8강전이 놓여 있었다. 아무리 로테이션을 가동해서 쉽게 가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하더라도 무리한 훈련 요구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훈련 이후 조던 머치는 다시 햄스트링에 무리가 왔다. 3일 머치가 병원에서 진료받는 모습이 팬들의 눈에 띄었다. 더 큰 문제는 이날 오후 화성FC와 FA컵 8강전에서 룩이 근육 통증으로 예기치 않게 교체됐다는 점이다. 다행히 1∼2경기 결장하면 복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 경남FC가 지난 3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화성FC에 1-2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연합뉴스
▲ 경남FC가 지난 3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화성FC에 1-2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연합뉴스

◇외국인 선수 정리 = 경남은 지금 '계륵'을 들고 있다. 우선 네게바다. 복귀까지 7개월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7개월 후라고 폼이 올라온다는 보장은 없다. 역대 경남 선수 중 이처럼 성실한 선수가 없었다는 평을 들을 만큼 헌신적이었지만 쿼터에 묶여있는 상황이라 정리가 불가피해보인다. 더구나 계약기간도 올 연말까지여서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복귀도 불가능하다. 계약해지가 불가피하다.

다음은 조던 머치. 지속적인 부상도 문제지만, 이 부상이 심리적 요인에 따른 것이 많아 계약해지 검토가 필요해보인다. 결국 한국 생활과 K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것. 나름대로 주변 선수들과 소통하고 친해지려 애쓰고는 있지만, 주변 동료들에게 '가르치려 든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모두가 힘겨워하고 있다. 심지어 외국인선수들마저 이런 머치의 언행에 불편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머치 측에서는 K리그 적응을 포기하고 유럽 이적시장이 닫히는 8월 말 이전에 경남과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예산이다. 네게바의 경우 잔여 연봉에 1000여만 원에 이르는 수술비만 보장해준다면 계약해지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머치는 잔여 연봉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외국인 선수 영입에 이적료 등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지만 연말에 들어올 말컹 이적료 '외상'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옵션으로 보인다.

◇내국인 선수 이적 = 지난겨울 경남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전술에 녹아들지 못한 선수들은 아예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면서 사장되고 있다.

이들 선수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들은 고액 이적료에 고액 연봉 선수라 다른 구단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낮다. 올 시즌 상반기 활약을 보여줬더라면 최소한 투입 비용을 뽑아내고 이적시킬 수 있었겠지만 아예 출전하지 못했거나 출전했더라도 최악의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고액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갈 구단은 없기 때문이다.

반면 2∼3명의 선수에 대해서는 비공식적으로 오퍼가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으로서는 보내기 아쉬운 선수들이긴 하지만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규 영입 = 경남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중앙수비수다. 특히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낯선 롤을 소화했던 머치가 떠난다면 이 역할을 해줄 선수가 절실하다. 미드필더에서 수비수들을 보호해줄 선수가 있다면 수비 불안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적절한 선수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음으로는 공격수다. 룩이 점점 경기력이 좋아지면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원래 윙포워드가 주 포지션인 룩에게 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한 방을 가진 센터포워드, 룩과 호흡을 맞추며 좌우를 흔들어줄 윙포워드 등 2명이 필요하다.

현재 외국인 선수 2명이 경남과 링크가 뜨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함해 이 3명 영입에 경남은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1명이라도 실패한다면 후반기 경남 경기를 지켜보는 건 힘겨운 수준이 될 것이다.

이미 경남도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구단의 움직임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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