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창원·진해 3곳 주민 놀이터 학교서 견학·실습
내년 팀 꾸려 조성 추진 "창의적 놀이 공간 기대"

▲ 2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에서 열린 '창원시 놀이터 학교'에 참가한 엄마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2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에서 열린 '창원시 놀이터 학교'에 참가한 엄마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자연친화적인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뒹굴고 놀 수 있게 놀이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지난 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에서 주민 20여 명은 아이들 놀이터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머리를 맞댔다.

'창원시 놀이터학교' 참석자들은 지난달 27일 이론 강연, 30일 순천 기적의 놀이터 방문에 이어 이날 놀이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2시간가량 조별로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자연친화적인 놀이터에서 마음껏 뒹굴고 놀 수 있는 공간', '모험, 용기, 자기주도적인 공간' 등으로 놀이터를 원했다. 마산어시장 국화축제 장소, 합성동 제2금강산, 용마산 마산도서관, 가포 수변공원 등에 놀이터를 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놀이터를 어떤 형태로 어디에 지을지를 처음부터 수요자인 마을 주민과 아이들이 함께 구상하게 됐다.

◇놀이터 구성, 주민이 결정 = 창원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놀이터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위탁받은 소셜커뮤니케이션센터 소통과대안 협동조합은 지난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마산·창원·진해지역 3곳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론 강연, 현장 방문, 실습 등을 하는 '창원시 놀이터 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창원시 놀이터 학교'를 진행하는 조정림 소통과대안 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이번 놀이터 사업은 주민이 직접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엄마들이 사탕가져오기 놀이를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엄마들이 사탕가져오기 놀이를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놀이터 학교 참가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를 만드는 것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했다. 세 자녀를 둔 김선영(37·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는 "창원학부모네트워크를 통해서 놀이터학교를 알게 돼서 참여하게 됐다. 아이들이 잘 놀아야 잘 큰다는 말에 공감한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살 아이를 키우는 이은주(39·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도 "기존 놀이터 대부분은 획일적이다. 아이들이 모래놀이도 할 수 있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게 놀이터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면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순천, 서울 등 새로운 놀이터 = 순천시 등 다른 지역에서 앞서 새로운 놀이터 사업을 펼쳐 성과를 내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2015년부터 '기적의 놀이터' 사업을 진행했다. 2015년 1월 전담팀을 꾸려 시작한 놀이터 사업은 2016년 놀이터 1호 '엉뚱발뚱', 2017년 2호 놀이터 '작전을 시작하지', 2018년 3호 놀이터 '시가모노(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올해 4호 놀이터 '올라올라'까지 이어졌다. 놀이터 1곳당 예산은 4억 5000만∼5억 원 들어갔다.

순천시는 2022년까지 기적의 놀이터를 10호까지 지을 계획이다. 2017년 놀이터 조성·관리를 위한 어린이놀이터 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어린이놀이터 가이드라인도 따로 만들었다.

순천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행정에서 사업을 할 때 신속하게 결과물을 보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린이, 주민이 직접 참여해서 의견을 묻고 협의를 해서 놀이터를 완성하는 데 일반 놀이터보다 2배 정도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현재 5·6호 놀이터 설계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남 순천시 기적의 놀이터 2호 '작전을 시작하지'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 전남 순천시 기적의 놀이터 2호 '작전을 시작하지'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서울시는 어린이, 주민이 참여해서 만드는 '창의적 어린이 놀이터' 재조성 사업을 지난 2015년부터 해오고 있다. 공원 내 놀이터 중 시설물 위주로 된 낡은 놀이터를 아이들 놀이 활동 위주로 바꾸는 사업이다. 매년 50억 원을 들여 20여 개 놀이터를 재조성했다. 올해 18개를 완성하면 지금까지 모두 109개 놀이터가 새롭게 탄생한다. 서울시는 어린이, 주민, 마을 활동가, 전문가 등 10여 명이 참여하는 어린이놀이터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호 창원시 놀이터는? = 창원시는 '창원 상상-노리마당 조성사업(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마산·창원·진해 3곳에 17억 원을 들여 놀이터를 지을 계획이다. 시는 지난 2월 시의원, 마산YMCA, 창원건축사회 등과 함께 놀이터 조성팀도 꾸렸다. 놀이터학교 운영 이후 주민 참여단을 구성해 놀이터 워크숍, 놀이터 건축학교 등도 계획하고 있다.

창원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사업대상지 선정, 어린이 디자인 제안 등을 거쳐 2020년 놀이터 1호부터 연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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