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거북목 증후군'에 관한 오늘 글의 초고를 만들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러잖아도 속으로 "우리집 차손(중1) 녀석이 제발 '거북목'을 닮진 말아야 할 터인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허,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듯 고녀석이 때맞춰 나타났습니다. 총총 꾸벅 인사만 건네 놓고 방으로 들어간 뒤 하 잠잠해 살그머니 엿봤습니다. 순간 허, 저게 '거북목 도 닦기'(?) 싶어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은근히 걱정도 됐습니다.

한참 뒤 이 할아비 곁으로 와 글 속의 저를 알아낸 녀석에게 <구지가>를 일러주고 읊어줬습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그러자 녀석이 머릴 디밀며 "할아버지, 목 내놨어요. 자, 구워 먹어 보세요" 하고는 히히히 웃었습니다. 햐, 요놈 봐라. 골려주어야겠다 싶어 <구지가> 패러디조로 한마디 했습니다. "차손아 거북아 네 목 정말 괜찮냐 / 만약에 더 빠지면 혼내주리"!

 

휴대폰 보다가 '빠진 목'

그 숫자 무려 211만 명!

턱 살짝 당기고, 시선은

15도 아래쯤 유지할 일

'내 목은

내가 지킨다'는 뜻의

'수항가(守項歌)'라도 만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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