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3·1운동기념사업회 "문학·문화사적 가치 높아"
시 "국가지정물 등재 추진"

김해 장유독립만세운동을 내방가사 형태로 기록한 <김승태만세운동가>를 기록문화 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승태만세운동가>는 조순남(1860∼1938) 여사가 1919년 4월 12일 아들 김승태의 주도로 불붙은 김해지역 독립운동인 장유 무계리 만세시위 전개과정과 아들의 수감에서 면회과정, 재판장 모습, 출감 이후 마을 분위기 등을 1년간 내방가사 형식으로 상세하게 묘사한 기록물이다. 이 내방가사 원본은 2005년 유족 중 한 명이 김해시에 기증했으나 그동안 행방을 찾지 못해 경찰 수사 의뢰까지 하는 수난을 겪었다. 그러다 최근 1년 2개월간 탐색한 끝에 김해시청 지하실 문서창고(캐비닛)에서 원본을 발견해 14년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승태 독립운동가 유족들과 김해지역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원본을 발견한 데 대해 크게 환영했다.

▲ 김해 3·1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3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김해 3·1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3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원본 발견을 계기로 김해시가 내방가사를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태 선생 손자 김융일 씨, 김종근 시의원, 김광호 김해 3·1독립운동기념사업회장, 이홍숙 교수, 이광희 시의원. /박석곤 기자

김해 3·1독립운동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는 3일 오전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원본 발견을 계기로 김해시가 이 내방가사를 기록문화유산으로 시급히 등재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해3·1독립운동기념사업회 김광호 회장과 김승태 선생 손자 김융일 씨, 김승태만세운동가 연구자인 이홍숙 교수, 김해시의회 이광희·김종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사업회는 "<김승태만세운동가>는 김해의 근·현대사를 대표할 소중한 문화재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고, 독립운동과 관련해 김해에서 발견된 유일한 책으로 문학사적으로나 지역의 문화사적으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 기록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유지역 만세운동의 전개과정과 독립운동가 김승태의 투옥, 면회에서 출옥, 출옥 후의 마을의 표정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서술해 여느 역사적 기록물에 못지않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사업회는 "앞으로 기록문화 유산 등재를 위해 학자들과 유관기관 등의 협력이 절실하고, 내방가사를 심도있게 연구해 교육의 근간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 역사의 사료와 민간문서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 발굴, 보존 등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승태만세운동가> 원본.
▲ <김승태만세운동가> 원본.

시 관계자는 "내방가사 원본이 훼손된 상태인 점을 고려해 이를 복원한 이후 소중하게 보존하고, 국가지정물 등재도 추진하겠다. 이와 더불어 원본을 모태로 한 사본화 작업을 거친 후 특별전시회도 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승태 선생 손자 김융일 씨는 국가보훈처에 조순남 증조할머니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을 했으며, 오는 11월께 심사 결과를 통보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공적조서에서 "그동안 아들 김승태의 행적에만 초점이 맞춰져 조순남 할머니의 독립운동가적 행적이 주목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김승태만세운동가를 통해 독립운동현장을 1년여에 걸쳐 사실적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 또한 독립운동의 한 형태로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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