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5일까지 전국동시다발
도내 급식 등 40여 직종 5000명
임금 인상·복리후생 개선 요구

"우리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평등한 학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일 도교육청 현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 돌입선포' 기자회견을 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일부터 5일까지 파업에 들어간다. 사흘 동안 1일 이상 파업에 참여하는 도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급식, 돌봄, 특수교육 관련 40여 개 직종 5000여 명이다. 전체 노조원 80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셈이다.

손두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장은 "하는 일이 같은데도 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임금이 낮아야 하느냐"라며 차별 해소를 위해 총파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 4월부터 정부, 시·도교육청과 9차례 집단교섭을 하며 △전 직종 기본급 6.24% 인상 △정규직 대비 근속급 차별해소(근속수당 인상, 근속수당 가산금 신설) △복리후생적 처우(명절휴가비, 정기상여금, 맞춤형 복지비) 차별해소 등을 요구해왔다.

전국연대회의는 의견 접근을 하지 못하자 임금교섭 승리, 공정임금제 실현, 교육공무직 법제화,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내걸고 3일간 총파업을 선언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사용자 측이 기본급 1.8% 인상 외에는 수용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사용자 측 안인 기본급 1.8% 인상에 대해 공무원 평균임금인상률로 이미 해마다 자동 적용돼 왔기에 사실상 임금 동결이라고 비판했다.

▲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2일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3일부터 5일까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2일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3일부터 5일까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경남연대회의는 "촛불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당선과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고,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인정부터 쌍용자동차 해고자, KTX 해고 승무원 복직까지 노동개혁 행보에 환호를 했던 순간이 있었다. 이를 보면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곧 정규직화 길이 열릴 거라 믿었다. 공정임금제 약속을 들으며, 우리 비정규직도 이제 정규직 임금 80%는 받을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절망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우리를 파업으로 내모는 건 정부와 교육당국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서지 않으면 그 누구도 대신해서 해결해 주지 않는다. 우리 손으로 직접 쟁취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강선영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장은 "우리 아이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고자 3일간 총파업을 한다. 학교가 비정규직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벗고 학교만큼은 비정규직 없는 일터를 만들고자 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불편하겠지만 우리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일이라 여기며 함께 응원해달라"고 호소했다.

경남연대회의는 3일 서울에서 열릴 총파업 결의대회에 3500여 명, 4일 도교육청 앞 '경남비정규직 노동자 대회'에 3000여 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5일에는 노조별로 도교육청 등에서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당국은 파업에 따른 학교급식, 돌봄 등에 공백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2일 오후 6시 기준 공립학교(857개) 중 급식을 정상 운영하는 학교 548곳, 학사일정 조정으로 급식 미시행 학교 62곳, 빵·우유·도시락 등 대체급식을 하는 학교 247곳으로 파악했다. 초등돌봄은 전체 509개 학교 중 정상운영 497곳, 미운영 12곳으로 집계됐다. 유치원 방과후 운영은 414곳 모두 정상운영한다. 도교육청 노사협력과 관계자는 "급식으로 간편식이나 빵, 우유 등 대체급식을 제공하고자 한다. 가정도시락을 지참하게 하거나 요리체험활동 수업 등도 학교 여건에 따라 시행할 계획이다. 돌봄교실은 가용인원을 활용해 가급적 정상운영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학교는 학생, 학교 노동자들의 삶터이자, 차별이 아닌 '민주, 평등, 존엄, 연대'의 가치를 배우고 삶으로 실현하는 배움의 공동체"라며 "총파업은 교육현장에 만연한 차별에 대한 저항이며, 차별 없는 평등한 학교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큰 걸음이자 교육의 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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