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새다·가리사니·가멸다·가무리다·가뭇없다

온여름달(6월)은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올해도 온여름(하지)이 지났으니 가웃(절반)을 넘겼습니다. 좀더위(소서), 한더위(대서)가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여름 말미(휴가)를 얻어 바다로 골짜기로 찾아가겠지요. 이름처럼 불볕더위가 우리를 힘들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온 누리에 더위가 가득할 더위달, 7월을 시원하게 보내실 수 있기를 비손합니다. 줄글로 된 토박이말 맛보기가 눈에 잘 안 들어온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달부터는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말씀을 짧게 드리고 토박이말과 뜻을 그림으로 크게 보여드립니다. 여기에 나오는 토박이말과 보기월은 ‘토박이말 맛보기1’에 나온 것입니다. 맛을 보시고 좋은 말들은 둘레 분들께도 나눠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살면서 둘레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누가 언제 그랬는지도 모르게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 있는 걸을 깨닫고는 합니다. 어쩌다가 그랬는지를 되새겨 보아도 얼른 알 수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가로새다는 말입니다. 저도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새 돌섬(독도) 이야기로 가로새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뭘 좀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참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앞서 이야기한 ‘돌섬(독도)’를 놓고 이야기를 하라면 저마다 할 이야기가 많을 것입니다. 이처럼 어떤 일이나 몬(물건)을 가릴 수 있는 앎. 또는 깨달음을 가리키는 말이 가리사니입니다. 저는 돌섬(독도)와 아랑곳한 일도 가리사니 있게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진 게 넉넉하면 삶도 그만큼 넉넉할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 둘레를 보면 많이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챙기는 일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못한 사람들을 챙기는 걸 더 자주 보곤 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부유하다’와 ‘풍족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이 바로 가멸다라는 말입니다. 가면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온 나라 사람 모두가 가멸게 사는 나라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맛있는 것을  다른 사람 몰래 싹 먹어치운 적이 있는지요? 그걸 한 마디로 나타낼 수 있는 말이 바로 가무리다입니다. 그런 일을 해 본 사람이나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는 분들은 이 말이 얼른 와 닿으실 것입니다. 머리는 콩 한쪽도 나눠 먹으라는데 입이 따라 주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까요? ‘남이 보지 못하게 숨기다’는 다른 뜻도 있답니다.

사흘을 이어서 쉬었습니다. 하지만 몸은 더 무겁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루는 아이들 핑계, 또 하루는 어른들 핑계로 여느 날보다 많이 먹어서 몸무게가 늘었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게 먹어서 늘어난 무게는 쉬이 빠진다고 하지만 나잇살이라고 하는 것은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을 하곤 합니다. 많이 움직이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합니다. 먹은 것보다 더 많이 걷거나 달려야 한답니다. 그러다 보면 배를 두르고 있던 기름이 가뭇없이 사라져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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