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18홈런·62타점 활약
배트 무게·타격 자세 변화
"타율 3할 넘긴 것 가장 좋아"

"설마 작년보다 못하겠어요?"

프로야구 최정(32·SK 와이번스·사진)이 올 시즌 자주 하는 말이다. 지난 주말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최정은 "시즌 내내 슬럼프였다"라고 2018년을 돌아봤다. 지독하게 부진했던 지난해가 올해는 오히려 최정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는 "올해도 만족할 수 없는 스윙이 계속되면 나도 모르게 초조해진다. 하지만 '작년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고 했다. 2018년 최정은 타율 0.244, 35홈런, 74타점을 올렸다. 30홈런을 넘겼지만, 타율이 너무 낮았다. 최정은 "아무리 30홈런을 넘게 쳐도 타율이 0.250을 넘지 못하면 '잘했다'라고 할 수 없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봤다.

올 시즌 최정은 25일까지 타율 0.303, 18홈런, 62타점을 기록 중이다.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21∼23일)에서 모두 홈런을 쳐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 SK 와이번스 소속 최정. /연합뉴스
▲ SK 와이번스 소속 최정. /연합뉴스

최정은 "홈런 1위는 생각할 때가 아니다. 더 멀리 치는 선수들이 있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타율 0.300을 넘긴 건 기분 좋다. 확실히 작년보다는 모든 게 낫다"고 했다.

올해도 최정은 5월까지는 타격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는 3·4월 타율 0.255, 5월 타율 0.272에 그쳤다. 최정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작년보다는 낫겠지'라고 나를 다독였다"고 했다. 물론 변화도 시도했다. 최정은 6월부터 배트 무게를 900g에서 880g으로 줄였다. 또한 배트를 짧게 쥐었다.

최정은 "20g 차는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배트를 짧게 쥐면서 무게를 줄인 효과가 같이 드러나는 것 같다. 확실히 배트 스피드가 좋아졌다"며 "6월부터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지금 타격 자세는 시즌 초부터 시도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최정은 수차례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그는 "너무 안 맞으니까, 이것저것 다해봤다. 그런데 내 장점까지 잃어버린 느낌이었다"며 "작년 부진이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시즌을 길게 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슬럼프도 짧아지고, 좋은 타격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정은 고민을 오래, 깊게 하는 선수다. 하지만 올해는 고민하는 시간을 줄였다. 홈런 시계는 오히려 더 빠르게 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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