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해수청 인수 두고 평행선…장어거리 등 상인들 피해 호소

마산항 방재언덕 해수취수시설 관리·운영을 놓고 창원시와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간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다. 더구나 방재언덕 친수공간 조성도 늦어지면서 마산어시장 장어거리 등 인근 상인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마산해양수산청은 지난해 12월 31일 '마산구항 방재언덕 설치공사'를 완료했다. 그러나 25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가고파수산시장 장어거리 앞 방재언덕은 여전히 황무지와 같았다.

창원시와 마산해양수산청은 방재언덕의 해수취수시설 관리·운영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산해양수산청은 2016년 2월 공사를 시작해 2017년 9월 고정식 해수취수시설을 3군데 설치했다.

지난여름 새 취수시설로 빈산소수괴(용존산소 농도가 3㎎/ℓ이하) 바닷물이 들어와 수족관 어류가 죽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상인들은 예전처럼 지점을 옮기며 바닷물을 끌어 쓸 수 있도록 자체 비용을 들여 호스도 설치했다.

시설관리·운영을 맡기로 한 창원시는 새 취수시설을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는 상의 없이 고정식 시설을 만든 데다 취수관로에 종패가 끼는 등 유지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상인회에 위탁하면 관리가 되지 않을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어거리 앞 매립지. 이곳 해수취수시설 관리·운영을 놓고 창원시와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간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으며, 방재언덕 친수공간 조성도 늦어지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어거리 앞 매립지. 이곳 해수취수시설 관리·운영을 놓고 창원시와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간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으며, 방재언덕 친수공간 조성도 늦어지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에 마산해양수산청은 시설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며 시가 인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마산해양수산청 항만건설과 관계자는 시가 인수한 후 보완할 사항이 있으면 보완해 써야 한다고 했다.

새 수문 문제에 대해서는 양 기관이 합의점을 찾았다. 시는 태풍 등을 겪은 후 새 수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옛 수문을 철거한 후 인수하겠다고 합의했다. 시는 수문 높이가 10m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수문 내 사다리를 바닷물에 약한 스테인리스로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설관리·운영을 인수하지 않았었다.

문제는 두 기관이 해수취수시설 문제로 다투고 있는 데다 방재언덕 친수공간 조성이 늦어져 장어거리 업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상인들은 방재언덕이 황무지처럼 돼 있고, 옛 수문이 흉물처럼 있는 등 미관을 해치고 있어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마산가고파수산시장에는 도소매업체가 250개 있다. 장어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소매업체는 약 50개이다.

마산해양수산청은 지난 4월에 추가경정예산 20억 원을 신청했으나 국회가 열리지 않아 언제 확보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내년도 예산에도 친수공간 조성사업비를 50억 원 올려놓았다.

올해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방재언덕에서 개최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마산해양수산청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데 12~1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이 통과되는 대로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국화축제가 열리는 10~11월까지 기다릴 수 없다. 공사기간 등을 따지면 내년에도 못할 것이기에 시가 앞으로 다른 장소에서 축제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방재언덕에서 축제를 열 계획인데 다른 장소를 알아봐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통보받은 적이 없다"며 "조만간 마산해양수산청과 만나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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