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공판 후 공백…내일 열려
휴무·드루킹재판 일정 등 원인
2심 결론 늦춰질 가능성 커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김경수 도지사 항소심 재판이 27일 한 달 만에 재개된다.

지난 3월 19일 1차 공판을 시작으로 격주 단위로 목요일마다 진행되다 5월 23일 5차 공판 이후 긴 공백 끝에 이어지는 것으로, 6월 6일(목) 현충일 휴무와 드루킹 특검 측의 다른 재판 일정 등이 겹쳐 미뤄졌다.

김 지사 2심 결론은 이런 사정을 포함해 여러 이유에서 상당히 늦춰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재판부의 태도부터가 그렇다.

김 지사는 24일 민선 7기 1년 기자간담회에서 "1심과 달리 2심은 재판부가 여러 가지를 하나하나 따져보고 유·무죄를 법정에서 밝힐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시간적 문제도 있다. 역시 격주로 진행된 1심은 대부분 오전 이른 시간부터 오후 늦게까지 재판을 했지만 2심은 오후 2시 시작해 저녁 무렵 끝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9일 4차 공판 때 증인으로 출석한 드루킹 측근 2명 중 1명은 23일 5차 공판에 다시 나와 심문을 받기도 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단과 특검은 이제까지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드루킹 측 사무실에서 있었다는 '킹크랩'(댓글조작 프로그램) 시연회 김 지사 참석 여부와 드루킹 및 그 측근들 진술의 신빙성을 놓고 한치의 물러섬 없는 공방을 벌여왔다.

가령 김 지사 측은 지난달 23일 킹크랩 시연회 당시 상황을 증언한 '서유기' 박모 씨에 대해 "박 씨는 드루킹 김동원 씨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사람"이라며 "실제 수사 과정에서 드루킹 진술과 맞춰 간다는 개연성이 있었다. 나아가 박 씨는 항상 '그렇다'고 하지 않고 굉장히 모호한 마무리를 하는데 머릿속에 가공된 진술이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또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진술 방향 등을 정리해 줬는데도 원심은 너무 쉽게 드루킹 등의 진술을 믿은 것 같다"며 "드루킹이 목적과 방향성을 갖고 선별한 자료들을 쉽게 유죄 증거로 채택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결정적 한방'이다. 아직 김 지사 측은 1심 결론을 뒤집을 만한 확실한 물증이나 증언을 제시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루킹을 대변하는 측근 등만 증인으로 나와 재판에 별 성과가 없어 보일 수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좀 더 확실한 반박 근거나 증언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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