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시티 방음벽 조류 충돌사
환경운동연합 행정 보완 촉구
시, 시공사에 줄무늬 표시 지시

창원시 중동 유니시티 아파트 투명 방음벽에 새가 부딪혀 죽은 것을 시민이 발견해 제보하면서 창원시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강창원 씨는 지난 7일 지인으로부터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흰뺨검둥오리 사진 1장을 받았다. 강 씨는 "사진을 보고 현장을 바로 가보니 중동 유니시티 아파트 인근 내동천에 온 흰뺨검둥오리가 방음벽 앞에 죽어 있었다. 여러 각도에서 살펴봐도 방음벽이 있는 줄 모르고 날아왔다가 부딪혀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아파트 1단지 앞에는 높이 9m·길이 340m, 2단지 앞 도로에는 높이 5m·길이 250m 규모 투명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강 씨는 "새들이 유리벽이 있는 줄 모르고 날아들었다가 부딪혀 다치거나 죽는 사례는 많다. 아파트 방음벽 곳곳에서도 새 깃털이 발견된다. 새들에게 경고를 줄 수 있는 안전장치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환경단체는 창원시에 빠른 대책을 촉구했다. 이보경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아파트 인근에 하천이 있고 새들이 지나가는 길목인 만큼 방음벽을 설치할 때부터 조류 충돌 방지 시설을 설치했어야 한다. 3월 환경부 대책 발표가 있었음에도 방음벽에는 새 충돌을 막기 위한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하루라도 빨리 조류 충돌 방지 시설을 보완해 추가 새 충돌사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창원시는 방음벽에 줄무늬 표시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 창원시 의창구 중동 유니시티 1단지 앞 투명 방음벽.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시 의창구 중동 유니시티 1단지 앞 투명 방음벽.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창원시 관계자는 "상업지역과 도로가 인접해 있어 방음벽 설치가 요구되는 곳이다. 소음 측정 용역 결과에 따라 1·2단지 높이가 다른 방음벽을 설치했다. 예전에는 색이 있는 방음벽을 설치했지만 최근에는 주민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투명 방음벽으로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아파트 투명 방음벽에 새가 부딪혀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 시공사에 줄무늬를 방음벽에 표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리벽·유리창에 새가 부딪혀 폐사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거제 옥포동 한 아파트 유리창에 천연기념물 팔색조가 충돌해 기절했고, 지난 5일에는 통영시 용남면 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 세자트라센터 유리벽에 팔색조 한 마리가 부딪혀 폐사했다.

환경부는 유리창 충돌로 하루 2만 1900마리, 한 해 800만 마리 조류가 폐사하고 있다며 지난 3월 투명 방음벽 설치 최소화, 조류 충돌 방지테이프 부착 등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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