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합의 엎고 "재협상"생떼
민주당 등 4당 성토 "꿈도 꾸지 말라"

"의원직 총사퇴하고 당 해산하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국회 정상화 합의'를 2시간여 만에 의원총회에서 뒤집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성토가 25일까지 이어졌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급기야 "자유한국당은 해산하라"고 요구했다.

나머지 여야 4당이 도저히 수용하기 힘든 선거제도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안 등의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 전면 철회를 한국당이 고수하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 국회 정상화는 물론 7월 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어려워졌다.

한국당을 뺀 4당 입장은 강경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한국당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며 "태극기세력, 소수 강경파, 극우 행동주의에 발 묶이고 합리적 보수라는 일말의 가능성을 걷어찼다. 의회주의 폭거로, 합의주의를 부정하는 어떤 정략에도 타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마라"고 못 박으며 "국회 정상화는 정치권 합의를 넘어 국민의 절대적 명령이다.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이 국회에 복귀하라"고 압박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회 파행의 책임은 온전히 한국당에 있다"며 "한국당에 남은 것은 조건 없는 국회 복귀냐, 20대 국회 끝날 때까지 국회 밖에서 목청만 높이느냐, 둘 중 하나다. 협상을 통해 만들어낸 합의문이 거부당한 이상 더는 새롭게 협상할 내용이 없으며 바른미래당의 중재 역할도 여기서 마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 개최 관련 여야3당 합의문을 발표한 뒤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 개최 관련 여야3당 합의문을 발표한 뒤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아예 한국당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총사퇴와 당 해산을 촉구했다.

여영국(정의당·창원 성산)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 "국회로 복귀할 생각도 없거니와, 돌아와도 일하지 않겠다는 한국당이다. 일할 의지가 아예 없다면 자리도 빼는 게 맞다"며 "한국당은 의원직에서 총사퇴하라. 놀면서 세금이나 축내지 말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모든 의원직을 내려놓을 것을 진심으로 권유한다"고 밝혔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허구한 날 경제가 어렵다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자신들의 이익만을 앞세우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에 국민들은 '한국당을 해산하라' 요구하고 있다"며 "일하기 싫으면 국회의원직에서 총사퇴하고 국민 요구를 받들어 한국당을 해산하라. 본인들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다음 총선에서 한국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민주당 등 다른 당에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 등이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합의는 조건부 합의였다. 의총 추인을 조건으로 하는 합의였고 무효가 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재협상하지 않으면 국회를 열 수 없다. 어제 의총에서 나온 의견이 바로 국민의 의견이라고 생각하며 여권은 날치기된 선거법, 공수처법에 대한 진전된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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