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거제 레기나 보데 작품
한지·잉크, 동서양 재료 조화
마산현대미술관 공태연 작품
붓 면적·다양한 색 사용 주목
여기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회화 전시 둘을 소개한다. 전시장을 찾아 그림에 담긴 색채, 형태, 표현 기법을 가만히 살펴보고 음미하면 좋겠다. 물론 전시장에 적힌 작가의 의도를 읽는다고 해도 그림이 어려울 수는 있다. 그래도 작품을 통해 무언가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그것 또한 좋은 일이다. 어차피 그림 감상에 정답은 없다. 작품 앞에 선 각자의 느낌과 생각이 중요하다.
◇레기나 보데 '존재의 개화'
거제시 거제면 동상리 오래된 거제읍내에 자리 잡은 갤러리 거제에서 현재 레기나 보데(Regina Bode) 작가의 '존재의 개화'전이 열리고 있다.
레기나 보데 작가는 독일 함부르크, 오스트리아 빈 등지에서 음악과 미술을 공부하고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에서 예술가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04년부터는 하와이에서 예술 강사로, 박물관 도슨트로 일하다, 몇 해 전부터 부산대 초빙교수로 와 있다.
제목에서 언뜻 알 수 있듯 전시된 작품 중에 꽃을 그린 것이 많다. 그리고 추상화 같은 느낌의 그림들은 작가가 관심을 두는 바닷속 작은 생명(조개)을 표현한 것이다.
그의 그림들은 다분히 동양적이다. 한지에 그려서 그런 듯하다. 조개 그림들은 한지에 여러 나라의 잉크를 섞어 그렸다. 하와이 자생 식물을 그린 꽃 그림들 역시 한지 위에 페인팅, 드로잉, 프린팅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했는데, 마치 조선시대 민화를 보는 것 같다.
전시는 30일까지다. 문의 055-634-1256~7.
◇공태연 '자연으로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에 있는 마산현대미술관(옛 마산아트센터)에서는 지역 중견 작가인 공태연초대전 '자연으로부터'를 진행하고 있다. 공태연 작가의 그림은 붓의 면적과 다양한 색을 사용한 추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린 것들이다.
"우리는 꽃이 되고 나무가 되어/ 점이 되고 선이 되어/ 자연이 그린 그림의 점이 된다/ 스러진다/ 자연의 조각이 된다."
마치 흐트러진 것도 같은 그의 표현은 어쩌면 우리들의 오랜 기억들과 닮았다. 전시 소개에서 작가는 관객과 소통을 원한다고 하지만, 그림 속에 담긴 그의 말들을 듣기는 쉽지 않다.
다만, 그의 그림 안에서 동물이든, 식물이든 혹은 바람이든 어떤 형태로든 자연에 대한 이미지여도 좋고 그저 지난 기억의 한 조각 같은 느낌이라도 얻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전시는 7월 13일까지다. 문의 055-271-5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