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마리 야생 정착 안정적
교미·부화 이어지면 성공
생태 관리·농민 지원 관건

지난 5월 22일 자연 방사한 창녕 따오기(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천연기념물 198호) 40마리가 한 달이 되기 전에 모두 제 갈 길을 찾아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1일이면 우포따오기가 야생으로 방사된 지 한 달이 된다.

창녕군 우포따오기사업소 따오기복원센터는 자연방사 첫날 10마리를 유도방사하고서 30마리가 방사장 내에 남았으나 이달 9일을 마지막으로 40마리 전부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대부분 잘 정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밝혔다.

◇따오기 10여 마리 방사장 근처서 생활 = 자연방사한 지 일주일째였던 지난달 31일까지 7마리가 스스로 날아가서 23마리가 방사장에 있었는데, 9일 후에는 모두 자연을 선택해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있다.

따오기복원센터 이성봉 계장은 "지난주까지는 방사장을 나간 따오기들이 다시 방사장에 들어왔다 날아가곤 했는데 지난 16일부터는 다시 방사장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각자 잠자리 정도는 찾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따오기들은 센터 주변의 서식지 근처 나무 위에서 계속 잠을 자며 생활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 10마리가 넘는다"고 했다.

방사한 따오기는 암놈 12마리, 수놈 28마리이며 연령비는 2 대 1 정도다. 따오기들이 야생에서 익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낙동강 주변 6㎞ 거리까지 이동하는 따오기도 있고, 방사장 근처에서만 노니는 따오기도 있다. 개체별로 선호하는 서식지와 먹이가 달라서다. 센터 관계자들은 어떤 서식지가 따오기에게 유리한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 지난 18일 오후 창녕군 우포늪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가 먹이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8일 오후 창녕군 우포늪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가 먹이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자연방사 성공 여부는 언제쯤 판단하나 = 자연을 선택한 따오기들은 현재 무리지어 다니지 않고 혼자서 날아다닌다. 짝짓기를 기다리는 번식기이기 때문이다. 번식기가 끝나는 7~8월이 되면 무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된 따오기는 내년(2020년) 3월쯤 산란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김성진 박사는 "따오기들은 방사장 근처 서식지 주변에서 백로·왜가리들과 영역 다툼을 하기도 하는데 꿋꿋하게 영역을 확보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방사장 주변에서 생활하도록 따오기 울음소리를 들려주는 등 학습을 시켰는데 어느 정도는 학습이 된 듯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여전히 매일 오전 7시 방사장 개방 시간에 따오기 울음소리를 틀어놓는다. 또 서식지(2㏊)에서 생활하는 따오기를 위해 매일 오전 9시에 미꾸라지 4㎏도 방류하고 있다. 양질의 먹이를 주다 보니 따오기뿐 아니라 백로·왜가리·흰날개해오라기도 날아온다.

따오기 방사가 성공했다고 예측되는 시점은 언제쯤일까. 이성봉 계장은 "야생으로 나간 따오기끼리 짝짓기를 해서 자연 부화를 하면 1차 성공, 부화된 따오기들이 또다시 짝짓기를 하고 부화해 잘 정착해야 방사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남·경남 등 다른 지자체에서 따오기 좀 날려달라고 연락이 오는데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따오기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문제는 경남도와 환경부가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따오기 보존, 친환경 서식지 조성이 관건 = 1차 따오기 방사가 이뤄지면서 2차 방사 시기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따오기 방사 시기는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기를 잘 골라야 한다. 종마다 특징을 살려 방사해야 하기에 현재 따오기복원센터는 모니터링 결과를 자세히 지켜보고 있다. 더불어 한국조류학회 전문가들과 논의도 진행 중이다.

자연으로 날아간 따오기 40마리는 각각 위치추적기가 부착돼 있다. 위치추적기는 100% 국내산으로 오차범위는 10m다. 따오기 등에 날개 사이로 가방 메듯이 추적기를 붙여놨다. 추적기별로 따오기 개체 번호가 부여돼 있어 위치 좌표가 전화기지국을 통해 특정 서버로 전송된다.

따오기들이 지속가능한 생활을 하려면 서식지 관리가 필수다. 무논습지에 따오기가 주로 살기에 우포늪 일대 논에 친환경농업을 확대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창녕군은 올해 우포늪 근처 대지면 농가 81가구가 참여해 102만 6238㎡에 쌀겨를 이용한 친환경농법단지 3곳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센터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따오기를 살리고자 농민들에게만 피해를 감수하라고 하기는 어렵다. 친환경 농업을 시행했을 때 생산 감소분 보상, 따오기 브랜드를 활용한 판로 확대 방안 등 정부 차원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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