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영부실과 각종 의혹 터져나와
최대주주인 군의 관리 감독 철저했다면
'농민은 생산만, 유통은 토요애'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했던 의령군 '토요애유통'이 개장 10년 만에 힘든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의령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줄잡아 수십 가지가 된다. 특히, 계절의 별미로 여겨지던 수박은 사계절 출하가 가능해졌고, 토마토·애호박·밭 미나리 등 청정농산물로 각광받던 농산물은 '토요애'라는 이름으로 전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더구나 지난 2009년 의령군 농산물 공동브랜드로 출범해 2016년 전국 브랜드 대상을 두 번이나 거머쥔 '토요애유통㈜'이 헤어날 수 없을 만큼 각종 비리와 부실의혹에 휩싸인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토요애유통'이 부실액만 30억 원 규모를 넘는단다. 이런 부실 실태가 바깥으로 터져 나온 것은 지난 2월 21일 제10기 주주총회를 통해 3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이성환 전 농협 김해농수산물유통센터 대표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토요애유통' 새 대표이사를 맡은 이성환 대표는 취임 두 달여 만에 전격 사임하게 되고, 사임 배경은 전 대표이사 체제와 업무 인수인계가 안 될 만큼 곤혹스러움에 부닥친 것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대주주격인 의령군에 취임을 기준으로 이전 업무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을 요구했고, 의령군은 시간만 소비한 채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까지 치달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 대표는 '토요애'라는 전국적 명성과 브랜드를 되살리고자 나름 방안을 모색했지만, 진흙탕 속 발김임을 견지하고는 결국 사임에 이른다. 사임 직전 전임 대표이사를 상대로 경영 손실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재산 압류 소송까지 진행할 정도였다. 더구나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전 대표이사의 아들이 지난 2018년 농협에 채용돼 현재까지 토요애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혹의 눈초리는 더 거세지고 있다.
이런 여러 정황과 심각성을 의령군이 전혀 모를 리 없다는 게 지역여론이다.
토요애유통의 전체 77억 출자 규모 가운데 의령군이 33억 원을 출자해 43%의 지분율로, 출자 규모를 보더라도 의령군이 최대 주주인 셈이다.
이번 사태에서 의령군의 뒷북행정이 개운찮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단초가 된 수박생산 보조금 등의 비리와 부실이 대표적 사안인데도, 의령농산물 전체가 문제가 된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발 빠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년 동안 의혹과 부실이 이어져 밑동이 썩고 있는데도, 최대주주로서 철저해야 할 관리감독은 소홀한 채 사실 은폐와 변명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은 해당 공무원에 대한 곱잖은 눈초리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