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진주의정모니터단은 시의회 생중계를 요구하면서 피켓시위를 펼쳤다. 3월에 열린 진주시의원 전체간담회에서 생중계 여부를 무기명 비밀 투표에 부쳐 찬성 9명·반대 11명으로 부결 처리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의정모니터단은 의회생중계 안건을 무기명 비밀 투표로 처리하는 게 과연 얼마나 정당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릇 대의제 민주주의란 전체 시민이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면서 안건을 정리하는 것이 현실에서 불가능하기에 시민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반영하는 대표를 선출하여 결정을 효율적으로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다. 선출된 대표자의 개인적인 생각보다 시민 다수의 의견이 더욱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투표로 선출된 대표자들이 시민보다 앞서서 정치적 견해를 표방할 수도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평범한 시민들이 가지는 소박한 견해가 아니라 오히려 전문적인 의견이 의사결정에 유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출된 대표자들은 계몽자 역할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그러함에도 대표자들이 자신들의 의견만을 철저히 우선하는 건 분명 큰 문제가 있다. 자신의 견해와 유사한 시민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면서 다른 주장이나 견해는 용인하지 않는 배제와 불관용의 태도는 바로 독선과 오만이라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시의회 활동이 사생활인가, 공적인 활동인가. 공적 활동임을 인정한다면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해야 맞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의회를 찾아가 얼마든지 방청할 수 있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고도 과학기술 발전의 상징인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현실이다. 시의회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건 시의회의 발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타인이라는 존재를 항상 의식하고 있어야 말을 함부로 하지도 않고 기본적인 규범은 지키려 한다. 무대의 뒤편에 숨어서 은밀하게 무언가를 하려는 작태를 정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하는 식의 허세 역시 정치는 아니다. 정치는 현실 세계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노력의 산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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