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국제사회에 불허 압박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현대중공업 현장 실사를 저지한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에 대비한 투쟁에 집중하기로 했다. 앞으로 진행될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대우조선 매각 향방을 결정하는 까닭에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18일 자 노조 소식지에서 "현대중공업 현장 실사를 전체 노동자의 강고한 투쟁으로 막아냈다"며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은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좀 더 구체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금속노조와 함께 대응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우리 의견, 분명한 입장을 내고, 기자회견까지 포함해서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속노조와 대우조선지회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관련 법이 규제하는 기업결합에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공정위에 기업결합 불허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은 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에 결합신고서를 제출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유럽연합(EU)과 일본, 중국 등 국외 경쟁국에도 신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현장 실사 의지를 나타냈지만 실제 실사를 다시 시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현장 실사를 저지했지만, 완전한 종료가 아닌 추후 현장 실사 가능성이 있고 매각 투쟁 승리를 위한 더 많은 투쟁이 남아 있다"며 "현대중공업 추가 현장 실사 가능성이 당장은 실현되기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제 기업결합 심사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투쟁 동력을 집중하기 위해 각 문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을 잠시 중단하고, 이후 현대중공업 실사단 움직임에 따라 사수대와 농성장을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정문 시민대책위 천막 농성장은 유지하고, 서울사무소 상집간부 상시 배치와 산업은행 천막 농성장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통합제조산별노동조합연맹 인더스트리올(industriALL Global Union)은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각국의 해외 기업결합 심사가 승인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대우조선 매각 반대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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