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기기 잘못 쓰면 되레 학습 걸림돌
필터·날개 등 먼지 청소는 필수
실내외 온도차 적어야 감기 예방

벌써 30도를 넘나드는 여름이 찾아왔다. 학교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모두 현대의 뛰어난 냉방 기술로 인해 옛말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폭염이라는 단어가 뉴스를 장식하고 덥고 습해짐에 따라 불쾌지수도 따라 상승한다. 이런 날씨에는 야외활동은커녕 실내 활동조차 힘이 든다. 학생들의 학습능률은 떨어지고, 습한 공기에 민감해져 사소한 일에도 다투기 쉽다. 이러한 갈등을 한 방에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에어컨! 더운 여름에 에어컨 바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그런데 교실 밖은 폭염주의보로 뜨거운데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에어컨을 끄니 마니 팽팽한 의견 대립을 펼치는 모습이 이제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에어컨과 고립된 자리에 위치한 학생들은 덥다고 하고, 에어컨 밑자리는 담요를 둘러싸고는 춥다며 에어컨을 끄자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모든 학생들을 배려해야하고 덜컥 개도 안 걸린다던 여름 감기에 걸려버리고 만다. 이 감기의 유형은 대부분 냉방병이다. 냉방병은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심하여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가벼운 감기, 몸살, 권태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누구 말처럼 학교 에어컨 청소는 대체 언제 하느냐는 볼멘소리처럼 에어컨의 위생문제도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곰팡이와 먼지들이 붙어있는 에어컨의 냉각핀과 드레인판을 세척하지 않고 쓰게 된다면 기회감염균, 알레르기 유발균, 병원성 세균이 서식하게 된다. 이러한 균에 의해서 레지오넬라 폐렴에 감염될 수 있는데, 레지오넬라 폐렴은 2~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며 식욕저하, 전신 권태감, 두통, 근육통, 고열, 마른기침, 설사, 구역,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 여름철 에어컨 필터와 선풍기 날개를 세척하지 않고 사용한다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 교실.  /연합뉴스
▲ 여름철 에어컨 필터와 선풍기 날개를 세척하지 않고 사용한다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 교실. /연합뉴스

이처럼 에어컨과 선풍기의 세척과 위생적인 관리는 여름철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앞서 말한 질병들을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에어컨을 가동한 후에는 5분 정도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함으로써 에어컨 속 곰팡이가 실외로 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에어컨 적정온도는 26도이다. 적정온도를 지키는 대신 에어컨의 제습기능과 선풍기를 같이 사용하고, 바람세기를 높여서 더 쾌적하게 만들 수 있다.

여름에 때 아닌 겨울을 지내고 있는 친구들과 에어컨과 고립된 친구들이 서로 타협점을 찾아 교실내 에어컨 사용을 합리적으로 하고, 냉방병을 예방하는 방법들을 잘 이용한다면 더운 여름 때 아닌 감기로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체생활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큼 좋은 방안을 찾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다수의 의견과 편의가 중요하지만 소수의 불편함을 존중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특히 이런 냉방처럼 생활에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문제들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태도 없인 서로 편하게 생활하기 위한 수단이 오히려 갈등을 불러오게 된다. 학교와 학생들이 함께 좋은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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