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동에 개인비용 많아
택배노조 "특수고용직 현실"
수수료·분류작업 개선 요구

택배기사 한 달 수입이 500만 원이 넘는다는 게 사실일까?

'택배천국' 한국에서 하루 1000만 개 물건이 전국을 오간다. 택배 천국은 하루 평균 250개를 직배송하는 택배기사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러나 택배노동자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이 때문에 택배노동자들은 택배법을 제정해 △택배요금 정상화 △주5일제 도입 △분류작업 개선 △산재보험 전면적용 △고용안정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들의 평균 연봉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서 택배기사 연봉 연평균 6937만 원은 통계청이 내놓은 국내 개인사업자 연평균 사업소득 4290만 원을 웃돌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택배기사들의 연봉이 화제가 되며 택배기사 '할만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발표와 달리 현실은 택배기사들이 일한 만큼 수입을 얻지 못한다. 또한 지역 대리점과 개인계약을 맺어 물건을 배송해서 수수료를 받는 택배기사들 수입은 맡은 지역과 배송 숙련도,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택배기사들 수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물건을 고객에게 배달할 때 받는 배송 수수료 수입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으로부터 배송할 물건을 받는 집화 수입이다. 배송 수수료는 물건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개당 700~800원 수준이고 집화는 물량에 따라 배송료의 10~30% 수준이다. 집화는 기사가 영업을 해 직접 따올 수 있어 배송을 많이 이용하는 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하면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들 수익은 모두 건수로 계산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17 화물운송시장 동향'을 보면 CJ대한통운의 주장과 택배기사 실제 수입은 차이가 난다. 2017년 택배기사 월평균 수입(25일 기준)은 평균 347만 원으로 집계됐다. CJ대한통운이 발표한 자료보다 한 달 평균 231만 원 적다. 택배기사들은 대리점에서 수수료를 받는 월수입에서 유류비·통신료·보험료·차량 관리비 등을 개인적으로 지불한다.

특히 대다수 택배기사들은 법정 노동시간인 하루 8시간을 넘겨 일한다. 이들의 집배송업무 시간은 하루 평균 8.2시간이었지만 서류작업과 영업 등 집배송 외 업무 평균시간을 포함하면 12시간 15분까지 늘어났다. 값싼 노동력에 그치는 것이다.

더구나 국내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2017년 기준 점유율은 45.5%에 달해 CJ대한통운과 계약한 택배기사들 평균 수입은 다른 업체보다 많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국택배연대노조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다른 택배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입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대리점이 걷는 수익 5~30% 수수료를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택배기사가 실질적으로 사측 지시를 받고 있음에도 회사는 특수고용에 따른 개인사업자라는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온 부풀려진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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