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 8인 총장 간담회서 위기상황 진단·공유
대학 구조조정·통폐합 문제 등 산적…상설기구 설치

김경수 도지사와 도내 8개 대학교(가야대·경남과기대·경남대·경상대·영산대·인제대·창신대·창원대) 총장들이 한자리에 앉아 지역대학 위기 타개책을 논의했다.

18일 도청 도정회의실에서 8명 총장을 맞이한 김 지사는 "진작에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하는데 늦었다"는 인사를 건넸고, 총장들은 저마다 고충을 토로하며 '생존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물론, 대학 자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여러 자구책이 제시되긴 했으나, 총장들은 수도권 일극주의의 병폐가 지역대학 위기로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으며 이는 나아가 지역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진단을 쏟아냈다.

점점 낮아지는 학생 충원율만큼이나 논문 게재 및 산학협력 실적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정부는 평가를 통해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 "지역의 대학을 무조건 구조조정하고 통폐합하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학이 지역사회 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생존방안을 열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내 8개 대학이 봉착한 어려움, 그리고 이를 토로하는 총장들의 진단 속에는 지역과 지역대학의 위기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먼저 이상경 경상대 총장은 '연구특화 대학'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창업이라는 것이 그냥 단순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값진 연구 결과물을 바탕으로 사업화되었을 때 성공 가능성이 크다"며 경상대에서 출발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미코젠'과 '주식회사 나노'의 예를 들었다.

가야대 이상희 총장은 강원도의 정책 사례를 들며 "경남도의 교육 예산이 도내 대학에 실질적으로 지원되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 경남도와 대학 간의 상생 발전 간담회가 18일 오전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지역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남도와 대학 간의 상생 발전 간담회가 18일 오전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지역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김남경 경남과기대 총장은 "교육 균형발전 없이는 지역 균형 발전 역시 수반되지 못한다"며 "경남과기대와 경상대의 통합을 통해 남쪽의 서울대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김 총장은 각 대학의 우수한 교수진을 활용해 학교기업을 설립할 방법을 지자체와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방대학 경쟁력 저하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교육부의 대학 평가 방침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더욱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강정묵 창신대 총장은 "공공기관 지역인재 할당제를 일반 민간기업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대학별로 창업지원센터가 설치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희창 창원대 총장 직무대리는 "지역 대학 간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면서 권역별로 균형발전이 이루어졌으면 한다"며 "지역사회 공동체 교육, 직업 교육, 평생 교육 등을 경남도와 공동으로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강재관 경남대 산학부총장은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역 대학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역 대학 위기가 곧 지역 위기라는 건 두말할 나위 없다"며 "평생 교육 체계를 신속하게 정착시킬 방안을 경남도와 지역 대학이 함께 협력하자"고 밝혔다.

경남도와 도내 8개 대학은 상설 기구인 '경남도-대학 상생발전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경남도는 오는 25일 도내 전문대학 총장들과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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