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보현사 개 두 마리, 마을 심야화재 때 짖어 인명피해 막아

고성군 한 시골마을 주택에서 심야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인근 사찰에서 키우던 두 마리 견공이 이를 알고 짖어 인명피해를 막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 주인공은 고성군 마암면 감동마을 보현사에 있는 포돌이(10살)와 정월이(2살)다.

지난 13일 오후 11시 50분께 보현사 스님은 사찰에서 키우는 두 마리 개가 짖는 소리에 잠을 깨 밖으로 나가봤다. 개들이 평소와 달리 늦은 밤인데도 계속 짖는 데다 전날 꿈자리가 좋지 않다며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라는 큰스님의 당부도 있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간 스님은 사찰 뒤편 이웃집에서 연기와 함께 타오르는 불길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뒤 불이 난 주택의 주민을 대피시켰다.

▲ 고성군 마암면 보현사에 사는 포돌이(왼쪽)와 정월이. /보현사
▲ 고성군 마암면 보현사에 사는 포돌이(왼쪽)와 정월이. /보현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서 덕에 주택 별채 19.8㎡를 태워 200만 원가량의 재산피해를 내고 30여 분 만에 진압됐다.

두 견공의 활약은 이후 마암면사무소가 화재 피해를 본 주민을 찾아 위로하고 화재 발생 경위를 조사하던 중 이 같은 사연을 알게 되면서 알려졌다. 이에 마암면은 두 견공의 활약을 기특히 여겨 간식을 전달했다.

장찬호 마암면장은 "밤늦은 시간 불이 나 하마터면 큰불로 이어져 재산은 물론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며 "보현사 두 견공의 활약으로 대형화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현사 스님은 "포돌이와 정월이는 누군가가 우리 사찰에 버리고 간 유기견"이라며 "자신을 거둬 준 스님들께 은혜를 갚은 것이라 생각하며, 마을과 주민의 안전을 지킨 두 견공이 앞으로도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성껏 돌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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