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세 배 부풀려져
군의회, 특혜 등 의혹 제기
군 "경험 없어 소홀했다"

거창군이 추진하는 아카데미파크 사업과 관련해 공사자재 단가 부풀리기와 특정업체 선정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열린 거창군의회 2019년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수자(자유한국당)·최정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카데미파크 사업과 관련해 앉음벽 설치 자재 단가가 세 배 이상 부풀려졌고, 업체 선정도 특정 업체를 선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 =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카데미파크에 설치되는 앉음벽의 개당 단가는 158만 원이다. 총 217개가 설치될 예정으로 금액은 3억 4000여만 원이다. 하지만 박 의원은 "거창 대리석 가공업체가 제시한 값은 개당 최고 54만 원이며, 최저가는 35만 원으로 개당 100만 원 이상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앉음벽에 부착된 아크릴 타공판 가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개당 48만 원으로 책정된 사실을 들며 "전문 가공업체를 통해 타공판 가격을 알아본 결과 개당 3600원에 불과하다. 타공판 제작비용과 운임·시공비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개당 3만 원이 넘지 않는다"며 "개당 45만 원 이상 거품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업체 선정 의혹 = 두 의원은 업체 선정과 관련해서도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석재가공 관련 우수한 업체가 지역에 있음에도 서울·경기 지역에서 견적을 받아 업체를 선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설계서에 거창석을 사용하기로 되어 있는데 굳이 서울·경기 업체를 선정한 이유를 따져 물으며 "견적은 서울·경기 업체와 하고 납품과 시공은 거창에서 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도 "아카데미파크 공사 업체는 석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아니라 디자인·조경전문 업체다. 상식 밖의 높은 금액으로 계약하는 등 특정업체를 위해 계약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실시공 지적도 = 이 공사와 관련해 설계와 시공이 맞지 않은 점과 부실공사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최 의원은 "설치된 앉음벽은 부실시공으로 어긋나 있다. 설계도면에는 1m 앉음벽을 붙여쓰기로 했는데, 실제 2m 앉음벽을 설치하는 등 설계와 시공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있었던 아카데미파크 현장점검에서는 이홍희 의원이 "앉음벽 중 일부는 깨진 것을 때워 쓰고 있다"고 지적했고, 권재경 의원은 "틈새가 벌어지고 수평도 안 맞다. 마무리가 되지도 않은 공사의 시공상태가 엉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장근 군 도시건축과장은 "설계 당시 공무원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시설물을 전문가(PM단) 권고로 설계에 반영하게 돼 소홀했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며 "애초 구상은 조경시설물로, 대리석 업체가 아니라 조경업체에 문의해 받은 단가다. 여러 지적을 종합해서 볼 때 현실과 가격 괴리가 있다는 것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설계업체에 공문을 발송해 산출근거를 요청했다. 앞으로 시공업체와 발주처 등과 협의해 가격을 조정하겠다. 준공할 때까지 철저하게 감독해서 하자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파크 사업은 거창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선도지구 사업의 하나로 거창대성고등학교에서부터 거창고등학교까지 총 2㎞ 구간에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동네 정원과 주차장·도로경관 개선 등 기초 생활기반 확충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앉음벽은 주위에 둘레를 형성하거나 공간을 만들어 주면서, 동시에 걸터앉아 쉴 수도 있도록 만든 건조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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