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들, 탑재형 CCTV 요구
"서울·부산처럼 강력 단속해야"

시내버스 운행을 방해하는 창원시내 버스전용차로의 고질적인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18일 오전 7시 122번 시내버스를 탔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석전삼거리에서 구암동 한국전력공사 마산지사까지 3·15대로 4.1㎞ 구간에 버스전용차로가 이어진다. 창원지역에는 이 구간과 함께 의창구 소계동 소계광장사거리에서 도계동 창원서부경찰서까지 의창대로·원이대로 4.2㎞ 구간에 버스전용차로가 지정돼 있다.

버스전용차로 운영 시간대(평일 오전 6시 30분~8시, 오후 5시 30분~7시 30분)인데도 합성동 덕재·롯데캐슬 정류장 인근에 불법 주정차 차량 7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버스 운전사는 3차로로 차를 돌리며 "전용차로 시작 지점부터 주차 차량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3·15대로 버스전용차로 불법주정차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번화가를 가로지르는 노선인 데다 등록 차량 대수보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마산지역 특성까지 겹쳐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경남도민일보> 보도 이후 창원시는 고정식 CCTV를 추가 설치했다. 3·15대로 4.1㎞ 구간에 단속카메라 4대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고정식 CCTV는 버스전용차로 운영 시간대에 일반 차량이 다닐 경우만 잡아낼 뿐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지는 못한다. 3·15대로 버스전용차로 구간에 설치된 불법 주정차 단속 CCTV는 한전 마산지사 방면 5대, 석전삼거리 방면 4대 등 9대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주차단속 CCTV가 몰려 있다는 데 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에 4대, 마산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에 3대가 있다. 단속원이 하루 4~5번 단속활동을 펼친다고 하지만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이유다.

또 다른 문제는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앞 택시 승강장이다. 시는 버스전용차로를 만든 지난 2005년 택시 승강장도 설치했는데, 택시들이 승강장을 넘어 버스전용차로에서도 대기하며 시내버스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

출퇴근·등하굣길에 시내버스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전용차로를 만들었지만 실효성을 못내고 있다. 시내버스는 주정차 차량이 한 대라도 있으면 차로를 변경해야 하고, 그만큼 배차시간을 까먹게 한다. 이 같은 문제는 난폭운전이나 교통사고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버스 운전사들은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부산처럼 버스 탑재형 CCTV를 달아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산회원구청 경제교통과 담당자는 "유동 차량이 많은 상황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을 집중 단속하지만 모두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지점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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