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복산4㎞·천자봉10㎞ 경로
산길은 1루트·산책은 2루트
피톤치드 '상큼'바람 '서늘'
산림욕 즐기는 관광객 많아
숲해설·명상·요가도 진행

경남도청은 지역 대표 생태관광지 지정·육성 사업을 벌이고 있고 환경부는 생태관광지역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생태테마관광 육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방통행식인 지금의 관광 패러다임을 관광객과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의 대상이 되는 자연이나 인문환경까지 두루 배려하고 서로 책임지는 쪽으로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 경남에는 세 기관으로부터 10개 지역이 선정되어 있다. △장복산·천자봉 편백숲(창원) △악양생태공원(함안) △김해천문대(김해) △섬진강(하동)(문체부), △주남저수지(창원) △탄소 없는 마을(하동)(경남도청), △우포늪(창녕) △앵강만(남해) △사자평·재약산(밀양) △화포천(김해)(환경부)이다. 지원 주체의 성격과 지역의 특징이 다른 만큼 사업 내용도 같지 않고 다르다. 어떤 데는 지역 주민 역량 창출과 강화에 주안점을 두는 반면 어떤 경우는 탐방 루트 다양화에 주력하기도 한다.

경남도민일보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함께 생태관광 관련으로 지정되어 있는 10개 지역을 격주 1회로 살펴본다. 2008년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 경남 개최를 계기로 탄생한 람사르환경재단의 목표는 '건강한 습지자연의 번성으로 풍요로운 삶이 있는 세상'이다.

▲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냄새부터 다르다.
▲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냄새부터 다르다.

◇편백이 내뿜는 피톤치드 효과

편백숲 浴(욕)먹는 여행은 '편백나무 산림욕 가득 먹는 힐링 여행'이다. 장복산과 천자봉 일대에 울창하게 자리 잡은 편백숲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둘레길은 지금 2개 루트가 마련되어 있다. 1루트는 진해 안민고개 중턱을 조금 지난 지점 봄날 카페가 있는 휴식 공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오른편으로 가는데 장복산하늘마루길(4㎞)이다. 봄날 카페 조금 위 오른쪽 길을 따르면 2루트로 천자봉해오름길(10㎞)이다.

1루트는 장복산누리길 편백숲 쉼터~장복산 하늘마루~창원편백치유의숲을 거쳐 진해구민문화회관까지 1차로 이어진다. 여좌천에코힐링센터에서 관련 안내를 하는데 이는 횡단보도를 건너가야 한다. 여좌천 상류에 있는데 봄철 벚꽃을 보러 로망스다리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쉽게 뜨이도록 여기 두었는데 바로 앞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까지 고려한 배치다. 2루트는 봄날 카페에서 진해드림로드황톳길~청룡사편백숲쉼터~해군쉼터~해병훈련체험테마쉼터를 거쳐 목재문화체험장에코힐링센터에서 마무리된다.

1루트와 2루트 모두 편백숲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차이가 없다. 편백숲은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편백나무와 소나무 등 피톤치드를 내뿜는 침엽수들은 활엽수들보다 생존력이 약하다. 사람이 보살펴 주지 않으면 참나무들한테 금세 밀려난다. 그래서 스스로를 방어하려고 살균을 하고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피톤치드를 내뿜게 되었다. 우리는 편백숲에 들어가 그 정화하는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진해 시가지와 산과 바다를 통째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르지 않다. 가파르고 험한 정도는 1루트가 조금 더하지만 실제 걸어보면 1루트 또한 그다지 심하지 않다. 2루트는 산길이 아니라 그냥 평지 수준으로 보면 알맞다. 차이점은 길에 그늘이 짙게 드리느냐 아니냐에 있다. 1루트는 그늘이 적어 겨울철 걷기에 맞춤이고 2루트는 그늘이 우거져 여름철에도 땀을 덜 흘리고 걸을 수 있다. 또 하나는 1루트는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도록 탁자·의자·마당 따위가 군데군데 있는 반면 2루트는 줄곧 걷기 좋도록 화장실 말고 별다른 편의시설을 두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다.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까

해설 프로그램은 1루트 장복산하늘마루길과 2루트 천자봉해오름길 모두 하고 있다. 설날과 추석 당일만 빼고 오전 10시~오후 5시 날마다 한다. 원칙적으로는 5인 이상으로 한정하는데 예약은 055-552-3707로 하면 된다.

7월에 시작하는 프로그램도 여럿 된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숲요가(10:00~12:00)와 숲명상(14:00~16:00)이 각각 목재문화체험장과 청룡사편백숲쉼터에서 진행된다. 특별프로그램은 시간·장소·내용 등을 신청하는 쪽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직장인 생태힐링체험과 무장애생태힐링체험, 생태목공체험 셋이 준비되고 있다.(문의 055-225-3707)

◇1루트를 함께 걸어보았더니

진해 안민고개 봄날 카페가 있는 휴식 공간에서 박문정 창원시 생태관광해설사를 만나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니 장복산하늘마루길 안내판이 나온다. 들머리부터 오르막이지만 가파르지 않았다.

먼저 공룡 발자국처럼 생긴 꽤 널찍한 잎사귀를 매단 큰키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잎이 짙지 않고 옅은 초록이라 보기에도 시원했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전체를 다 보려면 고개를 치켜들어야 할 정도로 높이 자라 있다. "이름은 백합나무인데 꽃은 튤립처럼 생겼어요. 나무 이름 따로 꽃 모양 따로랍니다. 재미있죠? 그런데 꽃이 피는 모습을 보지 못했어요."

오리나무, 신갈나무, 뽕나무 등 아는 나무 이름을 짚으며 가다보니 한 굽이 꺾어지는 지점에 영어로 DREAM ROAD라 박아놓은 시설물이 있다. 둘레길은 왼편으로 두르면서 어느새 내리막으로 바뀌어 있었다. 앞쪽 산을 보니 활엽수 사이로 침엽수가 줄지어 있다. 편백나무 숲을 조림한 흔적이다. 활엽수의 옅은 초록은 밝은 느낌을 주고 침엽수의 짙은 초록은 무거운 느낌을 준다. 밝음은 가깝게 여겨지고 무거움은 멀게 여겨지는 원근법이다.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은 길이 둘로 갈라져 있다. 왼쪽으로 들면 끝머리에 진해 시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정자에 오르니 멀리 바다에서 가까이 황토색 육지까지 모두 눈에 담긴다. 풍경이 괜찮았지만 뿌연 미세먼지 탓에 카메라에 담기는 어려웠다.

돌아나와 가지 않았던 왼편으로 들면 편백숲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공기부터 다르다. 상큼한 냄새가 절로 맡아지고 서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원했다. 명색이 6월 중순인데도 팔에 소름이 돋아 있었다.

앉거나 누워서 쉴 수 있는 자리도 곳곳에 펼쳐져 있다. 자리는 편안했고 풍경은 아늑했다. 젊은 부모들이 매트를 깔아 놓고 어린아이들과 노닐고 있었다. 장만해온 먹을거리를 펼쳐놓은 중년 부부들도 눈에 띈다. 웃음소리 쏟아지는 사이로 누비다 보니 어느새 끄트머리에 와 있었다. 삼밀사·진흥사·유아숲체험장·대광사 등이 모여 있는 자리였다. 조금 더 아래 진해구민문화회관까지는 숲길이 이어진다. 피톤치드 편백숲뿐 아니라 시가지 조망에 더해 여러 가지 나무들을 3시간가량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는 왕복 6차로 대로를 횡단보도로 건너야 한다. 다음에는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앞 힐링센터까지 한적한 주택가 골목과 도로를 지난다. 나쁘지는 않지만 '편백숲에서 욕먹는' 감흥은 누릴 수 없다. 주택가 골목을 즐기는 취향이 없다면 구민문화회관에서 접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 이 기획은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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