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정진혜 진주서 전시
색채보다 질감 바꾸기 초점
"기존 평면적 작품 탈피 시도"

▲ 정진혜 작 'bloom'. /이서후 기자
▲ 정진혜 작 'bloom'. /이서후 기자

색감도 질감도 멋지다. 진주 루시다 갤러리에서 만난 정진혜(사진) 작가의 그림들에서 받은 인상이다.

정 작가는 진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다. 지난 1일부터 루시다 갤러리에서 '한잎의 고백'이란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 전문 갤러리를 표방하는 루시다로서는 처음 여는 회화 전시다.

"사진 중심의 갤러리에서 이례적으로 화가에게 초대전을 제안했다. 그동안 가졌던 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의 경력을 제하고서도 화가로서 그녀를 따르는 주변의 많은 사람의 에너지가 그녀를 이곳으로 초대하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한 번의 인연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특유의 따뜻함이 또한 이곳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하미옥 루시다 갤러리 큐레이터의 소개글 중에서)

이번에 걸린 그림은 모두 37점. 특히 질감 표현을 눈여겨보면 좋겠다. 작가 특유의 색감은 여전하지만, 회화용 나이프로 한 줄 한 줄 그려나간 선이 이룬 질감은 그림에 깊이를 더했다. 2~3년 전부터 시도하고 있는 작업 방식이라고 한다. 보통 나이프 작업은 면으로 표현되지만, 나이프를 옆으로 세워 그만의 독특한 느낌을 표현했다. 쉬운 작업은 아니다. 마치 바느질하듯이 한 땀 한 땀 그어야 하는 것이다.

"저는 주로 어두운 느낌의 색을 잘 쓰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이번 전시를 보고 사람들이 제 그림이 엄청 밝아졌다고 하는 거예요. 생각해보면 색채가 바뀐 게 아니라 질감 표현을 하면서 화면에서 일어나는 어떤 뉘앙스가 달라진 거죠. 이전까지 제 그림은 평면적이었어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저 자신도 작품에 더 밀도있게 깊숙이 들어간 것 같아요."

정 작가는 작품의 조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모양새를 중요하게 본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그림들은 보기에 편안하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생각하는 중심 작품은 '사월의 시'라는 작품과 이를 중심으로 양쪽에 걸린 '어린 영혼의 바다'라는 작품이다. 개인적인 느낌보다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한다.

전시는 20일까지. 문의 루시다 갤러리 055-759-7165.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