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김준완 호수비·응원 분위기에 매료돼
NC 응원 배지 제작·매주 관람 '열혈 팬으로'

"오래전부터 절 알던 사람들은 아직도 놀라요. 잠시 좋아하다 말겠지라고 생각했던 일이 4년째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사진, 여행, 재즈 혹은 전시·공연 관람. 정적인 취미와 가까웠던 그 삶에 변화가 찾아온 건 2016년 6월이다. 지인 초대로 우연히 찾은, 15년여 만에 들른 마산야구장에서 그는 재미를 넘어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응원과 함성, 하나가 된 분위기, 역동적인 플레이 속에서 그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 이제 매주 1~2차례 야구장을 방문하고 매일같이 야구 결과를 확인한다는 그. NC다이노스 응원 배지를 만들고 창원NC파크 개장 축하 영상에도 얼굴을 올리는 등 일상 속에 NC를 깊이 새긴 문지영(45·사진) 창원 유목초등학교 교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6년 마산야구장을 15년 만에 다시 찾게 됐다고?

"지인 초대로 마산야구장 파티석에 앉아 야구를 관람했다. 그 경기에서 김준완 선수가 '슈퍼캐치'를 한 차례 선보였는데 리플레이 화면으로 돌려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우연하게도 NC 경기를 처음 관람한 그날부터 NC가 15연승을 내달렸다. 뜨거운 현장 열기에 좋은 성적까지. 돌이켜보면 야구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여건이 운명적으로 만들어진 듯하다."

-그러고 보니 2016년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맞다. 야구팬이 된 그해, 골수팬이 몇 년을 거쳐 겪을 일을 다 맛봤다. 15연승부터 구단 내 불미스러운 일, 한국시리즈 직관까지. 마치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학생들이 아이돌에게 빠져들 듯, 일 외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는 게 정말 반가웠다."

-새 야구장 느낌은 어떤가.

"처음에는 다른 팀 구장에 온 느낌이었다. 너무 좋아서 오히려 낯선. 적응을 마친 요즘에는 메이저리그 야구장 못지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른 팀 팬의 부러움 가득한 눈길에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완만한 경사도와 어느 곳에서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먹을거리가 예전보다 한정된 느낌이다. 세트 위주 상품이 많다 보니 가격도 부담이다. 다음으론 좁은 팬숍이다. 올해 '벚꽃 에디션'이 나왔을 때 계산하는 데만 30분 넘게 걸렸다. 사람은 많고 공간은 좁다 보니 물건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팬 처지에서는 더 쾌적하게 쇼핑을 마음껏 하고픈 마음이다."

-열심히 군 복무 중인 김준완 선수 외 요즘 1군 무대에서 응원하는 NC 선수는?

"박민우와 양의지 선수. 박민우 선수는 2016년 NC 야구를 접했을 때부터 눈이 갔다. 정말 탁월하게 잘했으니. 프로 선수이다 보니 아무래도 실력이 좋으면 더 응원하게 된다. 올해 NC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 선수는 마치 새 야구장처럼 낯섦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유니폼을 사고도 쉽게 이름을 새기지 못하기도 했는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믿음과 팬심이 자랐다. 양의지 선수가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지 않나? 차분한 그 모습, 위기의 순간에서 자신 페이스를 잃지 않는 모습이 정말 듬직하다. 팀 중추적인 역할을 잘 해주는 듯하다. 시즌 초반 포수로서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기도 했다.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팀이 한 단계 더 강해지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오늘날 나에게 야구란?

"주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 야구장은 마치 거대한 노래방 같다고. 오픈된 공간에서 마음껏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시즌권을 구매하기보단 매 경기 다른 좌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편이었다. 신나게 응원을 하고 싶을 땐 내야 응원석으로, 분위기를 더 내고 싶을 땐 스카이박스로, 먹을거리와 경기를 함께 즐기고 싶을 땐 피크닉석·테이블석으로 갔다.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던 나조차도 몇 년 사이 흠뻑 빠지게 하는 것, 그 속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갖춘 게 야구가 아닐까 싶다."

-올 시즌 NC에 바라는 점은?

"크게 바라는 건 없다. 다만 나성범 선수가 건강하게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고 다른 선수도 더는 부상 없이 시즌을 건강하게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가을야구는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긴 시즌 신인에게도 기회를 주는 등 '원팀'이 되어 팬과 마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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